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앓던 이' 뺀 洪, 당권 강화…선거 전 보수통합은 난망

국회/정당

    '앓던 이' 뺀 洪, 당권 강화…선거 전 보수통합은 난망

    親洪체제로 지방선거…바른정당과 진영 내 경쟁 '주목'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의 무죄 선고를 받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자유의 몸이 됐다. '2심 무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홍 대표의 예측대로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최대 약점을 털어버린 홍 대표는 한국당 내 친홍(親洪) 체제를 안착시켜 지방선거까지 강력한 당 장악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이 그를 '적폐'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하는 만큼, 선거 전 보수통합 보다는 치열한 보수경쟁 구도가 전개될 전망이다.

    ◇ 최대 약점 털어버린 홍준표 "누명 벗게 돼 다행"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홍 대표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 윤모씨를 통해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는 점은 홍 대표에겐 줄곧 '아킬레스건'이었다. 대선 때부터 이날 판결 전까지 그에게는 '유죄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국당의 대표주자'라는 꼬리표가 늘상 따라붙었다. 이는 자신 뿐 아니라 당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당내에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될 경우 우리 당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우려가 오갔다.

    이런 불안 기류 속에서도 늘상 무죄를 자신했던 홍 대표였지만, 판결 당일 만큼은 모든 일정을 비운 채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 일부 측근들과 머무르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점심도 도시락으로 간단히 때울 정도로 긴장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의 정치생명과 직결된 대법원 판결이 무죄로 결판나자 대표실 내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의혹이 불거진 지 2년8개월 만에 '성완종 리스트'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이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휘말려서 폐목강심(閉目降心·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세월을 보냈다. 누명을 벗게 돼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한 검사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복수'를 다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의 무죄 선고를 받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親洪체제 안착…지방선거 전 보수통합 어려워져

    이로써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과 바른정당 일부 흡수, 비박계 원내대표 선출로 확보한 당 장악력을 확실하게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즉각 논평을 통해 "이제 확고한 홍 대표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일치 단결해 인적혁신, 조직혁신, 정책혁신에 매진해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때까지 강력한 당권을 바탕으로 공천과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 대표는 이날 현역의원의 참여를 최소화 한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며 '친위 체제'로 선거를 위한 지역구 조직 정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총 7인의 조강특위엔 류석춘 혁신위원장 등 친홍(親洪‧친홍준표) 성향의 원외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특위에선 '현역의원 우선원칙'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복당파 22명은 대부분 당협위원장직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친박계에 대해선 서청원·유기준 의원 등 '일부 청산'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당 통합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자신을 중심으로 당력을 규합해 '문재인 정부 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를 태세다.

    당 일각에선 홍 대표가 6월 재·보궐 선거 수도권 격전지에 직접 출마해 확실히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차출론'도 나오지만, 그는 대구 당협위원장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보수 텃밭부터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친홍 체제의 안착으로 지방선거 전 바른정당과의 보수통합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대체적이다. 바른정당 유의동 대변인은 홍 대표 무죄 확정 직후 논평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은 증거불충분이라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홍 대표가 순수결백하다는 것을 입증해 준 것은 아니다"라며 겸손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메멘토 모리"라고 했다. 홍 대표 역시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도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 체제의 한국당과는 통합이 불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현재의 한국당과는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영남에서 한국당과 한 번 전면 대결을 벌이자는 생각이 있다"고도 했다.

    '보수 경쟁' 구도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구도는 '중도·보수 개혁세력'을 아우르는 바른정당의 통합구상이 현실화 될 경우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