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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다리 투표 안돼"…홍준표, '지방선거때 개헌' 약속 파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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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다리 투표 안돼"…홍준표, '지방선거때 개헌' 약속 파기 수순

    개헌특위 연장 협상 난항 속 개헌 시기 정쟁의 핵으로 등장할 듯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자료사진)

     

    2018년 지방선거 때 헌법을 개정한다는 19대 대선 당시 여야 대선주자들의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

    ◇대선 때 약속했던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

    대선을 한달도 안 남겨 놓았던 지난 4월 12일 5당 대선주자들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 참석하거나 서면으로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 때 개헌', '지방분권형 개헌', '대통령 4년중임제 개헌' 등의 입장을 개헌특위에 전달했는데,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홍준표 대표의 입장이 바뀌었다. 홍 대표는 당시 한국당 대선 후보로서 개헌특위에 보낸 '입장문'에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제시하면서 "개헌 국민투표는 내년 지방선거에 동시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대선정국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개헌에 대한 입장문 일부 발췌 이하 중략

     

     

    하지만 홍 대표의 이런 입장은 번복됐다. 그는 22일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문제는 대한민국 전체 구조를 바꾸는 대통령 선거보다도 더 중요한 중차대한 문제"라면서 "지방선거 후에 연말까지 개헌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곁다리 국민투표 절대 불가하다"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 실시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곁다리' 용어는 이후 한국당의 단골 용어가 됐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개헌특위 연장 협상이 결렬되자 "개헌은 나라의 체질을 바꾸는 중대한 선거다. 나라의 기본 틀을 바꾸는 개헌이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되도록 놔둬서도 안된다. 곁다리 국민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홍 대표 얘기를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가중대사인 개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에 개헌을 연계하는 곁다리 국민투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가세했다.

    ◇ "곁다리 투표 안 돼" … 말바꾼 홍준표

    한국당 지도부가 홍 대표의 '곁다리' 발언에 발맞춰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본 결과로 보인다. 안그래도 불리한 지방선거인데 개헌까지 맞물리면 한국당의 입지가 더 좁아진다는 판단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를 요구하는 민주당의 주장에도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판단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당이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보인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개헌을 강하게 요구했던 쪽은 한국당과 국민의당이었다. 집권 가능성이 높았던 문재인 후보가 개헌할 뜻이 없다며 압박 공조를 폈고, 대선과 동시 개헌도 가능하다며 뚝딱뚝딱 3당 단일안을 내놓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의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 불가 입장은 정우택 전 원내대표의 발언과도 배치된다.

    정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개헌 관련 확대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헌법 개정의 당위성, 또 시기의 적절성에는 이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2월까지 소위에서 개헌안이 완성되고 5월에는 부의해 국회를 통과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개헌을 언제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개헌을 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전종익 교수는 "어떤 내용의 개헌인지가 중요하다. 헌법개정에 대한 의견들이 잘 모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교수 말처럼 '지방선거때 개헌'이 금과옥조가 돼서는 안된다. 그러나 지방선거 때 하기로 국민과 약속한 만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선거날인 내년 6월 13일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내년 2,3월까지는 국회 차원의 개헌안을 내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해부터는 정치권이 지방선거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개헌논의에 몰두해야 한다.

    노력해서 안되면 그 때가서 국민들에 양해를 구하고 다음 단계를 밟아가는게 순서다.

    하지만 김성태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오직 '문재인 개헌'으로 가기 위해 국회 개헌을 내팽겨치려 하고 있다"고 '문재인 개헌' 프레임으로 역공에 나서고,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날개를 단 홍준표 대표가 '곁다리 투표 불가'를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개헌에서 가장 핵심인 권력구조 개편 논의는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못한 채 연말연시 정국이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 대 '문재인표 개헌 저지' 구도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때는 될 것으로 국민 다수가 생각했던 개헌에 대해 회의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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