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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피해업체 "쓰러진 사람 목 밟은 셈, 미친 정부였다"



사회 일반

    개성공단 피해업체 "쓰러진 사람 목 밟은 셈, 미친 정부였다"

    - 미친 정부, 미친 각료들이 불법적으로 벌인 일
    - 폐쇄결정 발표 닷새전에도 걱정말라 하더니
    - 정부 믿은 죄로 신용불량자 되어 베트남으로
    - 박근혜 재산을 몰수해서라도 피해 보상 해줘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개성공단 폐쇄 피해자 정종탁 (전 홍진패션 대표)



    지난해 2월 개성공단을 폐쇄하기까지의 과정. 그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에서 내놓은 결론에 따르면요, 개성공단의 전면중단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016년 2월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철수하라. 이렇게 구두지시를 내리자 바로 이틀 뒤에 폐쇄명령이 통보됐다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도대체 누구와 이런 협의를 했고 결정을 내린 건지 혁신위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어제 이 뉴스 듣고 가장 충격을 받은 분들은 뭐니뭐니해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겠죠. 개성공단 폐쇄 1년이 되던 지난 2월에 저희 뉴스쇼하고 인터뷰했던 분이 계시죠. 개성공단 입주업체 홍진패션을 운영하던 정종탁 대표신데요. 다시 한 번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종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십니까?

    ◆ 정종탁> 지금도 베트남에 있습니다.

    ◇ 김현정> 베트남에. 올 2월 인터뷰 때 베트남에 건너가서 거기 공장에 취직했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그 상태이신 거예요?

    ◆ 정종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무슨 공장에 계세요?

    ◆ 정종탁> 제가 뭐 의류공장을 했었으니까요. 의류공장에서 생산관리 해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의류공장에서 관리직으로?

    ◆ 정종탁> 네.

    ◇ 김현정> 어제 개성공단 폐쇄과정에 대한 그 조사 발표 들으시고는 어떠셨습니까?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사진=윤창원 기자, 자료사진)

     

    ◆ 정종탁> 참담하죠. 한마디로 해서 이거는 미친 정부하고 미친 각료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지. 미친 비서관에다가. 그렇게 힘들여서 만들어놓은 개성공단을 한순간에 이렇게 폐쇄시켰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국무회의를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을 지시를 하고. 그건 일단 불법이잖아요. 또 그 말을 전해들은 외교수석비서관이나 또 지시를 누군가한테 전달한 통일부 장관이나 모두 다 미친 사람들이죠.

    ◇ 김현정> 어떻게 대통령 말 한마디로 그 중대한 결정을 그렇게 이행해버리는가 그 말씀이세요?

    ◆ 정종탁> 그렇죠. 그 공단을 저희들이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몇 년 간을 밤잠 못 자면서 말도 안 통하는 그 사람들 설득시키고 해서 만들어놓은 공단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개인의 생각으로다가 이거 문 닫아 한다고 폐쇄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 김현정> 조사결과를 보니까 당시에 통일부, 주무부처였던 통일부에서는 그래도 이렇게 폐쇄는 안 된다. 단계적 폐쇄를 하자라고 제안은 했다 그럽니다. 그런데 묵살이 된 거죠.

    ◆ 정종탁> 그런데 통일부가 뭡니까? 우리 민족의 앞날을 구상하는 통일을 하기 위해서 있는 부서 아닙니까? 법적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통일부 장관은 강력하게 나는 이거 못한다고 했어야죠. 그리고 자기들은 단계적 폐쇄,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건 당시 있던 사람들 얘기고. 했는데 안 했는지 누가 들은 사람도 없잖아요.

    ◇ 김현정> 핑계일 뿐이다, 이제 와서는.

    ◆ 정종탁> 그럼요.

    ◇ 김현정> 진짜로 그게 맞다고 했으면 더 강력하게 대통령에게 요구했어야 된다?

    ◆ 정종탁> 그렇죠. 대통령한테든 외교안보수석한테 대통령이 안 된다고 하니까 그냥 그걸 발표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럼 내가 대통령하고 다시 한 번 가서 만나서 얘기 좀 해 보겠다 하든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그 당시 이 결정라인에 있었던 모든 사람 다 너무했다는 말씀하셨는데.

    ◆ 정종탁> 미친 정부였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돌이켜보면 대표님. 박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 그러니까 참 갑작스러운 결정이겠다 싶었던 정황들이 그 당시에 굉장히 많았죠?

    ◆ 정종탁> 많이 있었죠. 아는 사람들은 다 알죠.

    ◇ 김현정> 어떤 거 기억나세요, 어떤 게.

    ◆ 정종탁> 제가 2월 5일날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하고 만찬을 했어요.

    ◇ 김현정> 2월 5일이면 결정이 2월 8일에 났다 그러는데 3일 전이네요?

    ◆ 정종탁> 그렇죠. 그때 입주기업에서 1월 6일날 핵실험을 하고 있으니까 불안하니까 통일부 장관한테 물어본 거죠. 개성공단은 뭐 별 문제 없겠습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통일부 장관이 전혀 그런 거 고려하고 있지 않다. 마음 놓고 사업들을 하셔라, 이런 얘기들을 6일 저녁에 한 거예요, 통일부 장관이요.

    ◇ 김현정> 3일 전, 그러니까 대통령이 지시하기 3일 전이고 폐쇄 결정 발표하기 5일 전 만남에서도. 그러니까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시간이네요. 그때만 해도 걱정 마시라.

    ◆ 정종탁> 그렇죠. 걱정 마라. 그러니까 그 다음 날 6일이 토요일이었을 거예요. 원부자재를 다 올려보낸 거예요. 개성공단 몇 번 폐쇄됐다 열렸다, 폐쇄됐다 열렸다 몇 번 했잖아요.

    ◇ 김현정> 했죠.

    ◆ 정종탁> 그러니까 입주기업에서는 1월 6일날 핵실험을 하니까 원부자재 필요한 양만, 기계나 이런 것들 필요한 양만 딱딱 올려놓고서 필요할 때만 올려갔는데 통일부 장관이 5일날 그렇게 하니까 6일 날 다 올려버린 거죠. 그게 피해를 더 키운 거죠.

    ◇ 김현정> 통일부 장관이 저렇게 말하는데 괜찮은가 보다 생각하고 원부자재, 그걸 그냥 많이 올려보내셨어요, 북으로.

    ◆ 정종탁> 그렇죠, 그런 얘기예요.

    ◇ 김현정> 그거 싸그리 하나도 못 갖고 오신 거죠?

    ◆ 정종탁> 하나도 못 가져왔죠, 하나도.

    ◇ 김현정> 참 얼마나 갑작스럽게 정해진 건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단적인 사건이었다, 이 말씀이세요. 또 있습니까?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김종수 위원장과 위원들이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민간교류 중단 등 보수정부 대북정책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정종탁> 최소한도 개성공단 피해기업에 관련된 사람들은 거의 다 이럴 거라고 생각을 했었죠. 정부가 발표하는 거에 따라서 거기에 대한 심증이 있지 물증이 없으니까 우리는 더 이상 강하게 정부에다 항의를 할 수가 없었죠.

    ◇ 김현정> 그렇죠. 발표가 나던 당일 2월 10일 그날 아침 기억나세요? 어떤 식으로 발표를, 소식을 전해 들으셨는지?

    ◆ 정종탁> 2월 10일날 한 12시쯤에 입주기업회의에 참석하시는 대표님께서 전화가 왔어요. 지금 통일부에 오라고 해서 통일부에를 가는데 영 기분이 안 좋다... 휴일 마지막 날인데 연휴 마지막 날 이렇게 통일부로 들어오라는 것이 찝찝하다.

    ◇ 김현정> 그때가 설연휴 마지막 날이었어요.

    ◆ 정종탁> 예,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가시고 나서 무슨 일 있으면 저한테 전화를 주세요 그랬더니 2시에 전화 왔더라고요. 회의 끝났다고. 개성공단 문 닫는다고. 5시에 발표한다. 어처구니가 없더라고요. 한 5일 전에 통일부 장관께서 입주기업 대표들한테 걱정하지 마라. 개성공단 폐쇄나 중단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말한 사람이 5일 후에 방송에 나와서 폐쇄한다고 얘기를 하니까 정상적인 사람이 하는 얘기가 아니죠.

    ◇ 김현정> 그 길로 모두들 짐을 싸가지고 기계 하나 건지지 못하고 그냥 나온 게 지금 2년이 흐른 거네요.

    ◆ 정종탁> 그렇죠.

    ◇ 김현정> 그동안 고생 정말 많이 하셨죠?

    ◆ 정종탁> 제가 작년에는 정부기관, 국회 안 다녀본 부서가 없죠. 그런데 결국은 이게 계란으로 바위치기구나. 나도 먹고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여기로 온 거죠.

    ◇ 김현정> 베트남으로 가셨어요. 어떻게 한국에서는 비빌 언덕이 없던가요? 어떻게 베트남까지 가셨어요?

    ◆ 정종탁> 한국에서는 제가 움직일 수가 없어요. 채무가 있잖아요.

    ◇ 김현정> 빚이 있죠.

    ◆ 정종탁> 제가 그래도 거래업체들은 제가 원부자재 대금을 다 줬어요. 그러나 은행이라든가 신용보증기금이라든가 이런 데 거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갚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오히려 사업하고 움직일 수 있는 길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 김현정> 여기서 의류공장을 운영하시던 사장님이, 대표님이 베트남에 있는 의류공장에 가서 취직을 하신 거예요, 종업원으로. 신용불량자 되고 여기에서 어찌해 볼 방법이 없어서 거기까지 간. 가서 속이 타서 밤잠이나 제대로 주무셨을지 모르겠어요.

    ◆ 정종탁> 너무너무 억울하죠, 너무너무. 내가 뭐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하겠어요. 나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요. 정부에서 공장 만들어놓은 데다가 와서 작업하라고 해서 일거리 없으니까 또 입주기업에 이 업체 저 업체 오더 줘서 가동시켜주고. 그 죄밖에 없어요.

     

    ◇ 김현정> 정부 믿은 죄밖에 없네요, 정부 믿은 죄밖에.

    ◆ 정종탁> 네.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정 대표뿐만 아니라 가족 분들도 얼마나 고생이신 거예요, 지금.

    ◆ 정종탁> 더더욱 가슴 아픈 것이 제가 우리 집사람하고 딸하고 둘이 있는데 이제 채권 압류, 가압류장이 법원에서 계속 날아가잖아요. 그거 올 때마다 그 사람들은 가슴이 어떻겠어요. 그런 거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법원에서 서류만 날아와도 벌벌 떠는 사람들인데. 이런 고통을 내가 우리 가족들한테 왜 받아야 되냐고요, 누구 때문에?

    ◇ 김현정> 무슨 사기꾼한테 사기꾼 잘못 믿어서 사기당한 것도 아니고 정부 믿은 죄밖에 없는데 도대체 이 고통을 왜 당해야 되는 건가 생각하면 그냥 밤잠 안 오시겠습니다.

    ◆ 정종탁> 억울해 죽겠고 앞으로 화병나기 전에 소송을 내가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소송 준비하고 계세요? 혼자 준비하시는 겁니까?

    ◆ 정종탁> 지금 협력업체하고 입주기업도 가만히 안 있겠죠. 이렇게 발표가 됐으니까. 공동으로 하든 입주기업, 협력업체든 전부 다 해 가지고 일괄적으로 하든지 억울해서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요. 저는 단독으로라도 할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이런 식으로 고통받고 있는 입주업체가 몇 개나 되는 겁니까, 관련된 업체가?

    ◆ 정종탁> 입주업체야 123개 업체지만 협력업체가 1000여 개도 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입주한 업체가 123개인데 거기와 연결된 협력업체까지 다 하면 1000개가 넘는 상황. 피해자가 그렇게 많은 상황.

    ◆ 정종탁> 그렇죠. 5000개가 넘는다고 나왔잖아요. 피해금액에 차이가 나지만. 그리고 더 억울한 것이 통일부의 대책안이 너무도 터무니없는 거예요. 협력업체에서 피해규모 손실금액을 갖다가 서류를 넣으면 자기네들이 이건 인정하고 이건 인정 안 하고. 또 인정금액의 70%를 보상을 해 준다고 하고. 따지고 보니까 이게 50%더라고요. 50% 인정해 주면서 방송에는 70%, 80, 90%. 요즘에는 또 90% 해 준다고 방송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입주기업하고 협력업체하고는 분명히 다른 기업인데 입주기업에다가 돈을 줘서 입주기업에서 돈 못 받은 협력업체도 80%는 됩니다, 지금.

    ◇ 김현정> 그런 식이 되는 거군요.

    ◆ 정종탁> 이걸 통일부도 일처리를 잘못한 거죠. 무사안일하게 한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업체 사장님들하고 연락을 주고받으실텐데 다들 어떻게 지내세요? 다른 분들은?

    ◆ 정종탁> 다 힘들게 지내죠. 아무래도 5억, 4억, 3억. 이런 부자재값도 못 받고 있으면 당연히 힘들죠. 은행 신용도 자꾸 떨어지고. 사업을 하지만 사업을 하는 게 아니죠.

    ◇ 김현정>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이런 소문을 제가 들은 것 같아서 걱정이더라고요.

    ◆ 정종탁> 한두 명이 아니죠, 한둘이. 지금 입주기업들 역시 마찬가지고 협력업체도 마찬가지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경제가 의류봉제 쪽이나 이런 쪽은 그렇게 썩 활발하지 않잖아요.

    ◇ 김현정> 경기가 안 좋죠.

    ◆ 정종탁> 이런 과정에다가 정말 쓰러진 사람 목을 팍 밟은 거죠, 이게 정부에서.

    ◇ 김현정> 그러지 않아도 쓰러지고 있는 영세 의류업체들을 정부가 나서서 목 밟은 셈이다. 개성공단 폐쇄과정을 쭉 듣고 보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두지시가, 박 전 대통령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지금 구치소에 있습니다. 그분한테, 이 방송 뭐 들을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하시죠.

    ◆ 정종탁> 박근혜 씨가 제정신으로 했든 본 정신으로 했든 간에 그런 결정을 냈으면 박근혜 씨가 그에 대한 피해보상도 다 해 줘야죠. 박근혜 씨 재산을 몰수해서라도 우리 피해기업에 보상을 해 줘야죠.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타지에서 지금 너무 고생하시는데 건강 잘 챙기시고 이렇게 과정이 드러난 이상 아무쪼록 좋은 쪽으로 해결방안도 나오리라 믿고 있겠습니다. 힘내십시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종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문을 닫아야 했던 그 많은 업체들 중의 한 곳입니다. 홍진패션을 운영했던 정종탁 대표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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