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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최소한 살 수 있게는 해줘야죠"



노동

    "인간으로 최소한 살 수 있게는 해줘야죠"

    11/12부터 75m 상공, 폭 70cm 굴뚝 위에서 농성 중

    - 408일 투쟁으로 얻은 합의안, 10개월 만에 휴지조각 돼
    - 회사 거부로 단체협약서 체결 못해 법적 책임 못 물어
    - "회사는 하루 밥 두 끼 이상은 절대 못 준다고 하네요"
    - 노사 합의 이뤄질 때 까지 농성 이어갈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2월 29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 정관용> 이처럼 승리해서 참 기분 좋은 인터뷰도 보내드렸습니다마는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현장, 전국 곳곳에 참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한 분 연결합니다. 국내에서 최장기 고공농성을 했던 노동자시죠. 스타케미컬의 해고 노동자 차광호 씨라고 계시는데요. 그런데 이분의 동료 두 분이 다시 굴뚝 위로 올라갔답니다. 75m 상공 위로 다시 올라가신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장을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홍기탁>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홍기탁입니다.

    ◇ 정관용> 75m 굴뚝이 어디에 있는 어떤 굴뚝이에요?

    ◆ 홍기탁> 여기가 목동이고요.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입니다.

    ◇ 정관용> 저희 CBS랑 아주 가까운 곳이네요.

    ◆ 홍기탁> 가깝습니다.

    ◇ 정관용> 언제 올라가셨어요?

    ◆ 홍기탁> 노동자대회 전야제 11월 12일 새벽에 올라왔습니다.

    ◇ 정관용> 11월 12일. 두 분이 같이 올라가셨다고요?

    ◆ 홍기탁> 네, 현재 사무장을 맡고 있는 박준호 동지와 둘이 새벽에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 굴뚝 위에 두 분이 계실만한 데가 있나요?

    ◆ 홍기탁> 넓지는 않고요. 폭이 한 70cm 정도 되는데 거기에서 사실 한 사람이 딱 누우면 폭이 좁을 정도로 그런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두 분이?

    ◆ 홍기탁> 네.

    ◇ 정관용> 주무시기는 좀 주무실 수 있어요?

    ◆ 홍기탁> 한 사람이 누우면 딱 맞습니다. 움직일 수도 없고 딱 그 정도 공간이죠.

    ◇ 정관용> 그러면 돌아가며 주무시겠네요.

    ◆ 홍기탁> 두 명은 누울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이 추위에 어떻게 하십니까?

    ◆ 홍기탁> 일단 비닐로 움막을 지었고요. 그리고 침낭과 밑에 매트리스 깔고 핫팩으로 사실 침낭 안에 넣고 버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가 조금 아까 소개한 무려 408일 동안이나 고공농성을 한 차광호 씨가 지금 땅에서 두 분께 식사 올려주고 필요한 물품 보내주고 이렇게 지원하고 있다면서요?

     


    ◆ 홍기탁> 그렇죠. 이게 상황이 좀 바뀌었습니다. 이게 차광호 그 당시의 대표가 고공농성할 때는 저희들이 박준호 동지와 10명의 조합원이 밑에서 사실 뒷바라지하고 싸워왔거든요. 그런 과정 속에서 408일 동안 싸우면서 사실 자본확보, 스타플렉스 자본확보 합의를 다시 했죠. 공장을 새로 신설하고 노동조합 인정하고 고용 인정하고 단체협약들을 체결하는 걸로 합의를 했지만 사실 그게 10개월도 가지 않아서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렸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작년 10월 28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상태였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408일 투쟁을 통해서 일단 노조를 인정받고 공장 다시 문 열고 한다고 이런 식으로 합의를 했는데 안 지키는 거군요, 사측이.

    ◆ 홍기탁> 공장은 열었는데요. 공장은 열고 고용도 사실 인계를 한 거죠. 승계를 한 건데, 답체협약서가 사실 노동자들에게는 노사 간에 맺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단체협약 간에 모든 노동조건, 노동시간, 복지, 임금, 노동조합 활동 부분이 다 들어가 있는데 그 부분을 거부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거는 사실 고공농성 접을 때 양쪽이 합의했는데 그걸 지키지 않는 것 아닙니까?

    ◆ 홍기탁> 그렇죠.

    ◇ 정관용> 지키지 않는 데 대해서는 무슨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습니까?

    ◆ 홍기탁> 단체협약서가 체결이 된 상태에서 저희들이 파업을 했으면 단체협약서 내용에 노사 합의한 부분을 속였다고 고소고발을 할 수가 있겠죠. 부당노동행위나 안 그러면 단체협약서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희들이 단체협약서를 체결을 못했지 않습니까, 회사의 거부로 인해서. 그래서 고소, 고발할 수 있는 사실 여러 가지 조건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지금 사측은 이렇게 굴뚝에 올라가 농성이 시작된 이후에 또 어떤 변화된 자세 같은 건 없습니까?

    ◆ 홍기탁> 전혀 없습니다. 전혀 없고요. 저희들이 그냥 파업한 게 아니고요. 공장을 문열고 나서 단체협약서를 체결하기 위해서 18차례 회사와 교섭을 했습니다. 저희들이 많은 양보안을 가지고 서로 간에 얘기를 하자. 하지만 회사 쪽의 입장은 노동조합 활동은 근무시간 끝나고 해라 그리고 임금은 단 10원도 올려줄 수 없다. 그리고 기숙사의 필요한 물품은 자기 돈으로 사서 써라. 그리고 하루에 밥도 두 끼 이상은 절대 못 준다. 이런 입장을 고수했죠. 그래서 도저히 이거는 노동조합을 떠나서 인간으로 최소한 살 수 있게 끔은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조건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지를 않았던 거죠.

    ◇ 정관용> 이 문제가 된 회사가 여러 차례 이름이 바뀌었죠?

    ◆ 홍기탁> 그렇죠.

    ◇ 정관용> 맨처음에는 뭐였었죠?

    ◆ 홍기탁> 한국합섬이었습니다.

    ◇ 정관용> 한국합섬.

    ◆ 홍기탁> 사실 한국합섬을 스타플렉스 김세권 자본가가 인수를 한 거죠. 그 당시에 인수금액이 399억이었었죠. 그런데 한국합섬 인수 당시에 노동자들이 그 한국합섬에 다녔던 노동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 채권이 300억 원이 넘었었습니다, 퇴직금이. 그것도 못 받았죠. 그런데 인수하는 과정 속에서 산업은행이 한국합섬에 돈을 빌려줬는데 한국합섬이 파산이 난 거예요. 그 파산난 공장이 이제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거죠. 그래서 산업은행의 조건은 고용만 보장되면 합의하자, 인수할 수 있다. 이렇게 내세웠고 그 조건에 산업은행이 한국합섬에 빌려주고 못 받은 돈이 370억 원,그것을 29억을 더 얹어서 스타플렉스 김세권 자본가가 한국합섬을 인수하고 난 다음에 스타케미컬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거죠.

    ◇ 정관용> 스타케미컬.

    ◆ 홍기탁> 그 다음에 1년 8개월 돌리고 노동조합과 아무 얘기도 없이 2013년도 1월 2일날 시무식 때 사장이 직접 내려와서 폐업 청산 하겠다, 내일부터. 공장 바로세웠습니다. 그래서 168명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쫓겨났고 그렇게 저희들은 또 3년을 싸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그 408일 고공농성도 그때 있었던 거고, 그렇죠?

    ◆ 홍기탁> 그렇죠, 3년 싸우는 과정 속에 408일의 고공농성이 있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싸워서 뭔가 정상화되나 했는데 또다시 이런 투쟁을 하고 계시니 참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계실 건가요?

    ◆ 홍기탁> 저희들은 노사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5명이 동의하면 내려가는 것으로 얘기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농성기간이 짧게 될 수도 있고 길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무쪼록 새해에는 좀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홍기탁> 고맙습니다.

    ◇ 정관용> 건강 유의하시고요. 고맙습니다.

    ◆ 홍기탁> 감사합니다.

    ◇ 정관용>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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