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소방관 강상주씨와 아들 故강기봉 씨 (사진=사회공동복지모금회 제주지회)
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2억원의 성금 기부를 약속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주지회는 2일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2018년 전국 첫 회원으로 전직 소방관 강상주(63·2014년 퇴직)씨와 아들 故강기봉(2016년 순직·당시 29세)씨가 가입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소방관이 아너 소사이어티로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강상주씨와 故강기봉 씨는 제주 83·84호(전국 1770·1771호) 회원으로 등록됐다.
부자(父子)의 이름으로 기부된 성금 2억원은 제주도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자립과 어려운 이웃의 생계비·의료비, 주거환경개선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재직해오다 지난 2014년 6월 정년퇴직했다.
근무 중 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소방관으로 인정받았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난 2015년 4월 울산광역시 구급대원으로 채용된 故강기봉씨는 수많은 구급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수행했고, 온산소방서 체력 최강팀에 선발되는 등 우수한 소방관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온산소방서 소속 119 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돼있는 주민들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며 의욕적이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동료들의 사랑을 받아왔기에 강씨의 죽음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강씨에게는 순직 후 1계급 특진과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아버지 강씨는 "119대원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했다"며 "처음에는 아들의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 하고자 나란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이웃과 국가를 위한 헌신적인 삶을 실천하신 강상주 회원과 아들 강기봉 회원님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귀감"이라며 "아너 소사이어티도 사회 곳곳을 밝게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입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