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우리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쑥숙 통일나무가 자란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우리은행이 제작·배포한 달력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색깔론을 꺼내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은행이 발간한 탁상달력 사진을 올리며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다. 우리은행, 왜이러나"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달력을 보면 1월 삽화엔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이 묘사돼 있고, 10월엔 태극기와 인공기가 걸려있는 통일나무 주위에서 아이들이 손을 맞잡은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일 '북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시대, 더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비난에 나섰다.
장 대변인은 "2018 대한민국에서 친북 단체도 아니고 우리은행이라는 공적 금융기관의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탁상달력마저 이용해 정권에 아부하려는 우리은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학생들은 미술대회 수상을 위해 인공기를 그릴 것이고, 미대 교수는 이런 그림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 또한 이날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를 통해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선거가 될 것. 지금은 여론 조작 시대"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논란이 일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난처한 기색을 표했다. 달력에 실린 그림은 어린이의 순수창작물이고, 대학교수로 이뤄진 심사단이 이를 직접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은행은 우리미술대회 수상작 13개를 10여 년째 탁상용 달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수상작은 대학교수로 이뤄진 심사단이 공정하게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심사위원은 작품에 대해 '통일나무가 쑥쑥 자라고, 아이들이 웃으며 손을 잡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는 "어린이의 사고에서 나온 순수창작물인데 예상치 못하게 논란이 일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논란과 관련해 대다수 누리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공기가 문제가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 아이가 통일을 주제로 그린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mrch***'"그림을 검색해보니 초등학생이 남북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랑 같이 그렸더라. 이제 초등학생의 창작 영혼도 발로 밟을 기세다. 새해부터 막말하지 말고 정신 차리시길"이라며 일침을 날렸다.
'fah***'은 "아이들이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그림이더만. 반공글짓기 세대가 아직도 글짓기를 하고 있네 참나"라며 꼬집었다.
'csl***'은 "통일을 주제로 해서 양쪽 국기가 들어간건데. 뭐가 문제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kyt***'은 "일장기라도 넣으라는 거냐"며 쏴붙였다.
반면, "북한 주체사상과 왜곡된 역사가 판치는 대한민국에서 진짜 안될 일", "나라 공산화 되는데 7개월이면 족하네"라며 한국당에 동의하는 댓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