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강조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변화'를 주로 주문한 재계의 시무식이 내용만큼 형식에서도 변화가 엿보였다.
SK 최태원 회장
미래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 시대에 지속성장을 위해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한 SK 최태원 회장은 2일 신년회에서 정장을 입고 단상에 올라 훈시하지 않았다.
대신 편한 복장으로 자리에 오른 최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SK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론을 '세바시' 형식으로 30여분간 강연했다.
이날 SK신년회에는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7개 위원장과 주력 관계사 CEO 등 경영진과 임원 등 600여명이 참석했지만 참석 CEO들도 양복 대신 캐주얼 복장이었다.
딥 체인지를 요구하는 자리인 만큼 형식도 '변화'됐다.
LG전자의 2018년 시무식 모습.
조성진 부회장이 창업 60년을 맞는 올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LG전자로 도약하자'고 강조한 LG전자도 신년회의 형식에서 역시 '기존의 틀'을 깼다.
LG전자는 '젊고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에 맞춰 다양한 직급의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CEO와 임직원이 최대한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형태로 시무식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젊은 남녀 사원 2명이 시무식 사회자로 나섰고, 사원협의체인 주니어 보드(Junior Board) 40여 명이 무대 위에서 올해의 키워드인 '틀을 깨고 새로운 LG전자로 도약하는 원년'이라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공개했다.
또 CEO와 임직원이 보다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도록 무대 바로 앞까지 의자를 배치해 임직원들이 앉은 자리에서 손을 뻗으면 실제로 무대에 닿을 정도였다고 한다.
삼성전기의 2018년 시무식 모습.
이날 수원사업장에서 이윤태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삼성전기의 시무식은 혼성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윤태 사장은 서산대사의 시 '그대 눈길을 걸어갈 때'를 소개하면서 급변하는 환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먼 훗날 후배들에게 멋진 회사를 물려주는 자랑스런 선배가 되자고 말하면서 시무식을 마무리 했다.
이날 시무식은 기존의 신년하례나 신년사 등의 형식에서 탈피해 재미와 감동을 주는 행사로 구성됐고 국내 4개 임직원들도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며 동시에 참여했다고 삼성전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