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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논평] 2년 만에 복원된 남북 대화 채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2년 가깝게 두절됐던 판문점 연락사무소의 남북직통전화가 3일 오후 3시 30분에 맞춰 신호음을 냈다.

    지난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 반발하며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끊은 지 정확히 693일만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리선권 위원장은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관련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남측과 긴밀한 연계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직통전화를 다시 개통한 것은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 당국회담 개최를 제안하면서 판문점 연락채널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 데 대한 응답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황진환 기자)

     

    조명균 장관과 리선권 위원장은 남북 양측의 카운트 파트너다.

    북한은 다만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서는 이날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남북직통전화의 복원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돼 왔던 점에 비춰볼 때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판문점 연락채널의 재개통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해빙과 복원의 시작을 알리는 '첫 단추'인 셈이다.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은의 깜짝 발표에 이어 우리 정부의 고위급 회담 제안, 그리고 북한의 연락채널 개통까지 남북 양측의 주고받기가 일사천리로 전개됐다.

    이 같은 속도감의 바탕에는 남북한 최고 지도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호응과 화답'이 자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연락망 복원에 대해 남북의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정부도 판문점 연락채널의 정상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채널이 복구되면서 판문점에 상주한 남북 연락관은 이날 전화통화를 가졌다.

    남북은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당국회담의 형식과 시기, 의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관건은 회담의 성공 여부에 있지만 고위급 당국회담이든 체육실무회담이든 대화의 자리에 앉아 서로의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2년 가까운 단절의 시간이 있었는데 관계의 복원이 쉬울 리 없기 때문이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상호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북한 대표단의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만이라도 차근차근 풀어가는 게 순리다.

    핵과 미사일 도발을 당분간 자제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국면전환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유화 제스쳐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남북직통전화의 재개통이 바로 그 첫 걸음일 수 있도록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소통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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