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된 SBS '8뉴스' (사진='8뉴스' 캡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만난 자리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서 SBS를 뺏겼다고 말한 것에 대해, SBS는 메인뉴스를 통해 반박했다.
3일 SBS '8뉴스'는 12번째로 [홍준표 대표 "좌파정권 들어서 SBS 빼앗겼다"]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홍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좌파정권이 들어선 후 SBS, KNN을 뺏겼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홍 대표는 지난해 19대 대선 때에는 SBS는 '모래시계'로 홍준표가 키워준 방송인데 보도를 잘못하고 있다며 자신이 집권하면 SBS '8뉴스'를 싹 없애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론사를 뜻대로 좌우할 수 있다는 언론관이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었다.
홍 대표는 지난달 2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그때 그런 말을 했다면 과한 말을 했다. 내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7개월 만에 사과했다. 그런데 늑장사과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또 다시 'SBS 뺏겼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8뉴스'는 "이런 발언들은 정치권력이 언론을 좌지우지하던 과거의 잘못된 언론관을 아직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보수 혁신을 내건 제1 야당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당 대표부터 시대의 눈높이에 맞는 언론관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클로징 멘트에서 김현우 앵커는 "오늘(3일) 홍준표 대표가 SBS를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소유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대표 발언의 부적절성과 별개로, SBS에서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9년간 청와대행을 택한 언론인이 유독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실장을 맡았던 하금열, 홍보수석이었던 최금락, 녹색성장기획관이었던 김상협 씨가 SBS 출신이다. 하 전 실장과 최 전 수석은 각각 SBS 상임고문과 방송지원본부장이라는 '현직'에 있으면서 청와대행 발표가 나와 비판이 더 거셌다.
SBS 출신들의 청와대 입성은 박근혜 정부 때도 계속됐다. 이남기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은 홍보수석에 올랐고,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은 사회문화특보와 홍보수석을 거쳤다. 배성례 전 홍보수석, 허원제 전 정무수석도 SBS 출신이다.
자사 언론인들의 청와대 진출이 잦고, 심지어 현직에서 바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반복되자,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성명을 내어 "후배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로 입성한 SBS 출신언론인들. 윗줄 왼쪽부터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장 하금열, 홍보수석 최금락, 박근혜 정부 당시 홍보수석 이남기. 아랫줄 왼쪽부터 박근혜 정부 당시 김성우, 배성례 홍보수석, 허원제 정무수석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SBS 제공, YTN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