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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 털어놓는 스마트폰 채팅점(占) 일본서 인기



IT/과학

    속마음 털어놓는 스마트폰 채팅점(占) 일본서 인기

    • 2018-01-05 11:17

    연애 관련 상담이 절반 이상…이용자 대부분 여성

     

    점쟁이 면허·자격 없고 과학적 근거 없지만 '마음 편해진다'

    스마트폰 앱으로 점쟁이와 채팅을 하면서 길흉화복은 물론 생활주변의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점(占)을 치는 서비스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IT(정보기술) 업체들도 속속 채팅점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2014년 여름 채팅점 서비스를 시작한 '우랄라(urala)'의 경우 작년 말까지 상담 건수가 45만건을 넘어섰다. 1회 이용요금은 수백 엔(수천 원)에서부터 수천 엔(수만 원)으로 다양하다. 상담의 절반 이상은 연애와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무료통신 앱인 '라인(LINE)'도 2016년 10월 '토크(talk)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작년 10월 한 달간 상당건수는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용자는 대부분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점쟁이에게 필요한 면허나 자격은 없다. 과학적 근거도 없다. 채팅도 문자로만 이뤄진다. 이용자들은 채팅점에서 대체 뭘 얻으려는 걸까.

    "고민의 원인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이치(愛知)현에 사는 50대의 한 주부는 작년 여름부터 채팅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친구와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아서 짜증이 난 날은 "친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를 묻는다. 점괘를 듣고 나면 마음이 풀리고 잠자기 전에 다시 읽으면 안정이 된다고 한다. 남편은 점을 친다고 하면 "실체도 없는 것에 돈을 들이느냐"며 핀잔을 준다. 그렇지만 채팅으로 점을 치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핀잔을 듣지 않아도 된다.

    "남에게 말 못할 연애 고민"이 있다는 가나가와(神奈川) 현의 40대 여성은 생각날 때 바로 상담할 수 있는 편리함이 마음에 들어 그동안 30회 이상 이용했다. 한 번에 2천~3천엔 정도로 정해 놓고 점을 친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는 "심심해서" 이용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태어난 이유", "반려동물의 기분" 등 점쟁이가 알 턱이 없는 내용을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점성업계에도 터부시하는 게 있다. 사람의 생사에 관한 점과 도박의 결과 예측 등이다. 채팅점 서비스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이용규칙에 이런 점을 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채팅 중 '죽음'을 언급하는 이용자도 있다. 5종류의 채팅점 서비스에서 일하는 점쟁이 관리를 맡고 있는 회사의 고이누마 히사요시 대표(40)는 작년에 4명의 점쟁이에게서 "점을 치는 중에 '죽고싶다'는 상담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채팅으로 하다 보니 부담이 없어 '내친 김에' 상담한 것으로 보인다.

    자살에 관한 문제는 전문 상담기관이나 전화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이누마 대표는 "일껏 의뢰한 고객 또는 다른 점을 치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규칙 위반'이라며 내치는 게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작년 11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기분이 누그러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블로그와 메일로 조언했다고 한다.

    도쿄도(東京都) 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여성(39)은 그동안 신입사원 채용에서부터 연애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로 채팅점을 이용했다고 한다. "채팅창에 문자를 치는 것 만으로도 고민거리가 정리돼 안정할 수 있다"면서 새해가 됐으나 "올해의 추세"를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동물의 뼈를 태워 갈라진 모양으로 길흉을 점친 태고시대부터 인류는 점을 쳐 왔다고 지적하고 시대변화에 맞춰 점의 형태도 다양해져 '점집'이나 '전화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비즈니스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많은 점성술사는 "점은 나침판 같은 것"이라면서 "행동하거나 선택하는 건 그 사람의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불안을 부추겨 상담시간을 늘림으로써 돈을 챙기거나 좋은 점괘만 강조해 중독되게 하는 점쟁이도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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