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표지.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주변의 실세들의 내막을 폭로한 저널리스트 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도서 판매부문 1위를 기록하며 미국 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책의 내용이 모두 거짓이며 타블로이드 소설 수준이라고 폄하했지만, 책은 지난 주말 출간 직후 아마존 도서 판매부문 1위를 기록했다. 전자책(e-book)과 오디오북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심지어 2차대전 폭격을 다룬 같은 이름의 책 '화염과 분노: 연합군의 독일 폭격, 1942-45'도 덩당라 판매량이 오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저자인 토론토 대학의 랜덜 한센 교수는 "배넌과 트럼프에게 수표라도 빚진 것인가"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는 출간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책사로 불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과 사위가 러시아 측 변호사를 만난 트럼프 타워 회동을 “반역적”이라고 표현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책에는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 소식에 어리둥절해 했다거나,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의 당선 소식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내용, 또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등의 폭로성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저자인 마이클 울프는 전날인 6일(현지시간) 영국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의 흥미로운 효과 중 하나는 '벌거벗은 임금님' 효과"라며 "책에 실린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끝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울프의 책을 '가짜 책'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신은 울프와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며, 책 내용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일 트위터에서는 "거짓말로 가득 찼고, 허위 진술에, 출처도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해당 서적에 대한 출판금지를 추진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출판사 측은 오히려 출간일을 나흘 앞당겨 책을 내놓는 맞불 작전에 나섰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한 첫 날부터 가짜 뉴스를 참아야 했다며 이제는 완전히 신용도가 떨어진 작가가 쓴 '가짜 책'도 참아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과거 레이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때 정신건강을 둘러싼 의혹에 시달린 점을 두고) "로널드 레이건도 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잘 처리했다. 나도 그럴 것"이라며 파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날 책 '화염과 분노'에서 제기된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나는 매우 성공한 사업가, 최고의 TV 스타를 거쳐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한번의 도전으로). 이건 똑똑한게 아니라 천재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안정된 천재!"라며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