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공동경비구역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 회견에서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선공은 북측에서 먼저 날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공동보도문을 낭독한 뒤 우리 측 기자들을 향해 "남측 언론에서 지금 북남 고위급 회담에서 무슨 비핵화 문제를 가지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토 않는 여론을 확산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리를 내돌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이나 수소탄,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모든 최첨단 전략 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족을 겨냥한 한 것이나 중국.러시아를 겨냥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북남 사이 관계에 이 문제를 왜 박아 넣고 여론을 흘리게 하는 불미스러운 처사를 빚어내는가"라고 반문했다.
리 위원장은 "시작부터 오도되는 소리가 나오면, 오늘 좋은 성과를 마련했는데 이런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고 좋지 않은 모양새를 가져올 수 있다"며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을 지향하는 데에 저촉되는 문제는 과감히 극복하도록 해야한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엄포를 놨다.
리 위원장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 손에 든 종결발언문을 만지작거리며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조 장관은 "하루 만에 공동보도문을 만든 것은 기본적으로 상호 존중과 이해정신에 임한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남측 언론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 남측 국민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귀측(북측)이 상호존중과 이해정신 면에서 잘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받아쳤다.
이밖에 서해 군통신선이 이날 복원됐다는 우리 측 대표단의 발표에 대해 북측은 지난 3일 복원했다고 주장하했고, 이를 둘러싼 언쟁도 있었다.
한바탕 설전을 벌인 뒤 리 위원장은 "오늘 회담을 참으로 잘 됐다"고 평가했고, 조 장관은 "회담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오늘과 같은 상호 존중과 이해정신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한다는 걸 다시 강조한다"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