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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강 한파에 '바다'도 '손·발'도 얼었다



사회 일반

    전국 최강 한파에 '바다'도 '손·발'도 얼었다

    한랭질환 급증, 정전, 우편배달 중단, 동파 등 피해 속출…그래도 꽃 핀 매화

    12일 오전 8시 금강이 얼어붙은 모습 (사진=대전지방기상청 제공)

     

    연일 계속되는 최강 한파에 바다도 얼고 강도 얼었다. 길에서 동사한 노인에 한랭 질환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수도 계량기 동파, 정전, 우편물 배달 중단, 섬 고립 등 한파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영하 10도 아래의 맹추위에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을 사이에 둔 가로림만에서 얕은 바다를 중심으로 결빙이 시작했다. 이에 소형 선박들은 출항을 하지 못해 굴과 감태 채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부권의 금강도 지난해보다 4일이나 빠르게 얼기 시작했다.

    전북 고창군 부안면에서는 92세 노인 A씨가 11일 밤에 집을 나섰다가 도로에서 동사한 채로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10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한랭 질환자는 모두 245명이다. 이 중에서 7명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이후 기온이 더 내려간 만큼 한랭 질환자는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서는 폭설과 한파에 풍랑까지 강하게 일면서 4∼5일씩 여객선 등 선박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전남 신안군의 최서남단 섬 가거도는 지난 9일부터 여객선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500여명 섬마을 주민들이 5일째 고립되기도 했다. 영하권 추위에 계곡 물까지 얼어 미리 받아 놓은 물을 녹여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함평과 영광에서 비닐하우스 4동이 무너지는 등 농가 피해도 발생했다.

    부산 기장군의 한 건물 수도밸브가 동파해 뿜어져 나온 물이 곧장 얼어버렸다. (사진=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전국 곳곳에서 수도 계량기 동파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에서만 하루 사이에 모두 41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발생했다. 전북도에서는 이날 하루 모두 59건의 수도계량기 동파 사고가 일어났다. 겨울에 비교적 따뜻한 부산에서도 맹추위로 기장군 장안읍 등에서 수도관과 스프링클러가 동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남부지방에서는 폭설로 이륜차 진입이 차단돼 120만 통의 우편물 배달이 늦어지고 있다. 배달 중단으로 전국 37개 지역에 배달되지 못한 우편물의 수는 이날 9시 기준으로 110만 통, 등기우편 5만 통, 소포·택배 4만 통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강 한파 속에 난방 수요가 급장하면서 전력 사용량과 가스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수요자원 시장제도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력 수요 감축 요청을 발령했다. 감축 전력 규모는 전날 150만㎾보다 훨씬 많은 330만㎾에 달한다.

    하루 가스 공급량도 20만t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일 천연가스 공급량이 20만599t으로, 지난해 12월 12일 기록된 기존 일일 최대 공급량, 19만9천463t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지난 11일 오전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난방수요가 몰리면서 전기가 부족하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도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 500여 가구는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정전이 발생했다가 약 40분 뒤에 복구된 바 있다.

    기상청은 "서울과 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전국이 영하의 기온 분포를 보인다"면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게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13일은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다가 낮부터 비교적 따뜻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맹위를 떨쳤던 한파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강 한파가 이처럼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꽃 소식도 있어 눈길을 끈다. 부산의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보기 드문 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 화명수목원에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납매(臘梅)가 개화했다.

    납매는 섣달(음력12월)에 피는 매화라는 뜻의 높이 3~4미터 정도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한겨울 추위 속에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에 비유되며 ‘한객(寒客)’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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