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0%를 오르내리는 등 집권 2년차를 맞아서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식을 줄 모른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로 당선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참모진 회의부터 수평 구조로 바꾸고, 국민들과 적극 소통하는 등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를 지향했다.
화염 속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다 다쳐 신혼여행도 가지 못한 소방대원에게 "대통령의 명령이니 신혼여행을 가시라"고 지시했고, 첫 대통령 외부 행보로 인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 직원들을 만나 정규직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중단 논의 등 찬반이 뚜렷하게 갈린 사회 갈등 현안에 대해서는 민간인까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사회적 합의를 시도했고, 지난 정권에서 무너진 외교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7개월간 7개국을 방문해 40여명의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의 집권 초반 고공 지지율 행진은 소통 부재와 외교관계 난맥이라는 전 정부의 기저효과도 크지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문 대통령의 진심이 국민들에게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시세 전광판의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와 최저임금, 부동산 대책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혼선 등이 도드라지면서 청와대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자칫 문재인 정부를 떠받치던 지지층이 새 정부의 정책 혼선과 무기력한 대응에 비판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에서 최저임금과 가상화폐 관련 정부 대응에 비판의 날을 곤두세우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멀쩡하던 가상화폐 시장을 법무부와 청와대가 들쑤셔 놓으면서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도박장으로 만들어버렸다"며 "최저임금에 이어 가상화폐까지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면서 손대는 것마다 거센 후폭풍을 몰고 가 진정한 '마이너스의 손'이 따로 없을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초기 대응 단계부터 소극적으로 대처한 문재인 정부 금융당국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박상기 법무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거래소 폐지와 관련한 법무부 방안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상반된 반응을 내놓은 것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신중하지 못한 판단 미스로 문재인 정부 몰락인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300만명은 거의 젊은 층이고 젊은층 300만명을 잘못 쑤시면 3000만명의 표가 뒤집히는 수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비슷한 글은 8만건에 육박했고 한 때 청와대 게시판은 접속장애까지 발생했다.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까지 20~30대 지지율은 80%를 넘어설 것 같다"며 "다만 이들이 어떤 이유로든 현 정부에 대한 지지철회를 밝히면 돌아서는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가 12일 가상화폐 거래규제를 놓고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정책 혼선과 관련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도 혹시나 모를 민심이반 현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이날 오전 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가상화폐 거래 규제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비중 증가와 일부 중소기업들의 인력감축 움직임에 보수 야당이 반기업 프레임을 걸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청와대는 당장 장하성 정책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상황을 점검하고,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차관보 또는 실장급들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또 장 실장은 전날 모교인 고려대를 방문해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불안을 느끼는 청소노동자들을 만나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계 기업들의 인건비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카드수수료 인하와 정부보조금, 부당한 임대료 단속 등으로 메워나갈 것"이라고 적극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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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상승세를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규제와 거래 단속 방침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지고, 또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이 '8·2부동산 대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점도 청와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0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쓰려고 더 강력한 대책을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다"며 보유세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과 별개로 보유세 도입시 불거질 '참여정부 종부세' 논란 재점화에도 청와대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꺾이지 않고 있지만 서울 중 강남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국 평균 집값은 물론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부산 지역도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경계감을 표했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