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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소년원생父 "암덩어리 가득 내시경도 안들어갈 지경"



사회 일반

    대장암 소년원생父 "암덩어리 가득 내시경도 안들어갈 지경"

    - 대장암 3기말 판정…길어야 2년
    - 소년원 동기 증언 "매일 누워지내"
    - CT라도 찍었더라면…억울합니다
    - 전문가 "40kg 빠져? 정밀검진했어야"
    - 의료 사각지대 소년원, 지원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아버지, 정형준(인의협 정책국장)

    지금부터 전해 드릴 이야기는 18살 소년원 수감생의 이야기입니다. 18살 이 모군. 춘천소년원에서 5개월을 살고 작년 10월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소년원을 나온 직후에 대장암 3기 말 진단을 받고 지금 시한부 투병 중에 있습니다. 문제는요. 소년원에서 31차례에 걸쳐서 복통과 혈변 증상을 호소했고 5개월 동안 몸무게가 자그마치 40kg이 빠졌는데 소년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 했다는 겁니다. 물론 대장암이라는 사실을 이 군도 몰랐고 소년원도 몰랐죠. 하지만 이 정도로 심한 증상이면 한 번쯤은 외부에서 정밀검진이라고 받았어야 되는데 그게 없었다는 거죠. 부모들은 호소를 합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는데 우리 이 사연에 귀를 좀 기울여봐야 되겠습니다. 이 모군의 아버지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아버님 나와 계세요.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아들은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 피해자 아버지> 지금은 수술 받고 나와서 항암치료 2차 끝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항암치료라는 게 이게 굉장히 고통스러운 걸로 알고 있는데 잘 견디고 있어요?

    ◆ 피해자 아버지> 옆에서는 많이 응원을 북돋아주는데요. 항암 치료 받고 나서 일주일, 열흘 동안은 먹으면 구토 증상 같은 게 심해서 어떻게든 먹이려고 좀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3기 말 진단을 받았어요, 대장암 3기 말?

    ◆ 피해자 아버지> 네. 병원에서는 일단 수술을 해도 1년 정도 보면 많이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요. 항암 치료 열심히 받고 하면 의사 소견으로는 한 2년 정도 예상한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18살 아들이 소년원에 수감된 게 2017년 5월입니다. 무슨 일로 소년원 들어갔어요?

    ◆ 피해자 아버지> 자기 또래 친구들끼리 어울려서 이런 일, 저런 일, 나쁜짓 많이 해서요.

    ◇ 김현정> 제가 보니까 금품갈취 이런 것들로. 그때는 대장암인 거 전혀 모르셨어요?

    ◆ 피해자 아버지> 소년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굉장히 건강한 체질이었고요. 그 전에도 무슨 검사 같은 거 해 본 적이 있는데 그럴 때는 아무 이상 없었고 건강했습니다, 그때는.

    ◇ 김현정> 키 몇 센치, 몸무게 몇 킬로그램 나갔습니까?

    ◆ 피해자 아버지> 키 177에 정상일 때는 같이 목욕탕 가서 재보면 104kg 이 정도 나갔습니다.

    ◇ 김현정> 엄청 건장했네요. 104kg.

    ◆ 피해자 아버지> 네. 약간 퉁퉁한 체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체격. 이미 병이 있었는데 나타나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소년원 들어가서 발병한 건지는 이건 알 수 없습니다마는 적어도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소년원에 들어가서였다는 말씀이죠?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증상이 어떻게 나타났다고 합니까?

    ◆ 피해자 아버지> 처음 증상은 복통 같은데 나중에는 아예 변을 15일 이상 못 볼 정도가 되고요.

    ◇ 김현정> 15일 동안 변을 한 번도 못 봤다고요? 화장실을 한 번도 못 갔다고요?

    ◆ 피해자 아버지> 예, 15일 이상 된 적도 있고요. 그리고 아예 거의 먹지를 못했습니다. 소년원에서 거기 같이 생활했던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을 때 진짜 눈물을 흘리면서 아픔을 많이 호소하고 거의 누워 있는 게 일상생활이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눈물 흘리면서 얘, 나 너무 아파, 이렇게 다른 소년원생들한테 얘기했다고요.

    ◆ 피해자 아버지> 진짜로 제가 대장 사진을 봤는데 어마어마한 덩어리가 하나 들어가 있거든요. 내시경하는 호스 하나조차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꽉 차 있다고 하더라고요, 덩어리가.

    ◇ 김현정> 그러니까 배가 오죽 아팠겠어요.

    ◆ 피해자 아버지> 네, 나중에는 숨쉬기조차 힘들어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 김현정>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누워 있기만 할 정도 상태라면 소년원 측에 이러이러한 상태다라고 얘기를 했을 거 아닙니까?

    ◆ 피해자 아버지> 한두 번 얘기한 게 아니고요. 소년원 진료를 31회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3일에 한 번씩은 진료실에 가서 얘기했는데도 외부 병원 한 번 내보내 주지도 않고요.

    ◇ 김현정> 그럼 뭘 했대요? 지금 장에 암덩어리가 가득 차서 내시경 호스 하나가 안 들어갈 상황이면 이게 보통 아픈 상황이 아니라는 걸 보면 알 텐데 어떻게 했답니까, 그러면?

     

    ◆ 피해자 아버지> 그냥 진통제 처방해 주고 변비약 처방해 주고 배 안에 변이 차서 그런 거니까 움직여야 된다. 너 누워 있는 거 꾀병이다.

    ◇ 김현정> 그렇게 참다 참다 집에다 연락을 한 게 9월 초라고요?

    ◆ 피해자 아버지> 네. “아빠, 꼭 병원에 나가서 진료 받게 해 줄 수 있게 선생님한테 얘기 좀 해 달라” 라고. 자기가 얘기해서는 도저히 안 되니까.

    ◇ 김현정> 아빠 병원 좀 나가게 해 달라고. 아이고, 아버님 그 전화 받고 어떠셨어요? 18살 아들이 오죽하면 병원을 나가게 해 달라고.

    ◆ 피해자 아버지> (한숨) 말로 표현할 수 없죠.

    ◇ 김현정> 그래서 외부 진료 신청하셨습니까?

    ◆ 피해자 아버지> 네, 외부진료는 동네 조그마한 내과 같은 데를 데리고 가서 피검사 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나 보더라고요. 그다음 날 담임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배에 가스가 많이 차고 똥이 꽉 차 있으니까 변비약 먹으라고 변비약을 또 처방을 받고 가서 그 약을 계속 복용을 했는데 더 안 좋아진 거죠.

    ◇ 김현정> 외부 진료를 안 받은 건 아니네요. 부모님이 호소를 해서 겨우 한 번 받기는 받았는데 동네 병원 가서. 그런데 거기서 결국은 못 잡은 거군요.

    ◆ 피해자 아버지> CT 촬영 한 번만 했어도... 출소한 그 날 바로 병원에 데려갔거든요. 저희도 저희가 사는 동네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그냥. 거기 의사 선생님은 CT를 찍어보세요 해서 CT를 찍었습니다, 바로.

    ◇ 김현정> 바로 나왔어요, 대장암이라는 게?

    ◆ 피해자 아버지> 그다음 날 아침 일찍 갔더니 암이 의심되니까 큰 병원으로 가시라고 그렇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결국은 5개월 다 채웠습니다. 원래는 6개월인데 모범수로 1개월 축소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5개월 다 채우고 나왔어요. 얼굴 보고는 얼마나 놀라셨어요.

    ◆ 피해자 아버지> 마음 아픈 정도가 아니고요. 진짜로 자식이라도 그렇게 살이 빠지니까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아버지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얘가 지금 이게 정상이 아니구나 싶으셨겠네요, 그때 이미.

    ◆ 피해자 아버지> 네. 많이 억울합니다, 진짜로. 애가 나와서 억울한 심정을 담임선생님한테 문자도 보내고 통화도 해 본 적이 있는데 미안하다는 말씀이 한 번도 없으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애가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소년원에 들어가서 열심히 기술도 배우고 좀 반성도 많이 하고 해서 다시 일상생활 하기를 바랐는데 그게 안 이루어지고 자기 증상에 맞는 약조차 하나 못 먹고. 말도 안 되는 약만 먹고 그렇게 지냈다는 게 굉장히 억울하고 분하고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아들도 본인의 병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 피해자 아버지> 얘기를 해 줬습니다. 항암치료 열심히 받고 운동 열심히 하면 오래 살 수 있다, 이런 식으로만 얘기해 주고 그냥 평상시처럼 대해 줍니다, 그냥.

    ◇ 김현정> 아들도 "열심히 하겠다. 아버지, 나 살고 싶어요" 이런 얘기 하나요?

    ◆ 피해자 아버지> 그럼요. 열심히 해서 꼭 오래 살고. 해 보고 싶다고.

    ◇ 김현정> 꼭 오래 살아서 효도하고 싶다, 이런 얘기.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버님. 아무쪼록 건강 회복하기를 저도 바라고요. 완치해서 우리 아들 이야기처럼 진짜 새 사람 돼서 아버지, 어머니한테 효도하면서 살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피해자 아버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이 모군의 아버지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볼까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국장 연결하겠습니다. 정 국장님 나와계세요?

    ◆ 정형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장암 판정을 받은 이 모 군 아버지 이야기 지금 들으셨는데 소년원 측 입장은 이렇습니다. 9월 말에 외부진찰을 받게 했는데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 이건 아버지 얘기 들어보니까 엑스레이 찍고 피검사 하게 했답니다. 그리고 소년원에 있는 의료진도 청소년기에 대장암 발병하는 케이스가 너무 희귀해서 놓친 것뿐이지, 우리가 그 친구를 진료하지 않은 게 아니다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정형준> 청소년기 대장암 발병이 희귀한 건 사실이고 유전적 요소가 크다는 점도 인정을 하는데요.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 40kg이 빠졌는데.

    ◇ 김현정> 130일 만에 40kg이 빠진 거거든요.

    ◆ 정형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환자는 한 2, 3개월 동안에 5kg만 빠져도 제가 큰일 났다 싶어서 3차 의료기관으로 소견을 첨부해서 의뢰를 하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몇 가지가 지금 의심이 되는데 첫 번째는 외부진료 의뢰를 할 때 이런 심각한 체중감소나 증상을 기반으로 의뢰를 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그냥 요식행위로 한 건지가 좀 의문이고요. 또 의뢰한 기관이 그냥 전문의가 있는 의원급 기관인지 아니면 실제로는 검사가 가능했던 병원급 기관으로 의뢰를 했던 것인지.

    ◇ 김현정> 그러니까 CT 촬영까지 할 수 있는 정도 규모의 기관으로 보낸 건지 아니면 지금 엑스레이밖에 안 찍었다고 그러거든요. CT라든지 MRI라든지 이런 장비가 없는 병원으로 보낸 건지 이것도 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말씀이세요?

    ◆ 정형준> 맞습니다. 이곳은 전문의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지금 현재 한국 교정시설의 의료진 수준이나 배치 현황을 봤을 때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또 다시 (다른 병원에) 의뢰를 할 수밖에 없는 곳에 보낸 것이고 그곳에서도 오랜 기간 또 추적 관찰을 해야지만 어떤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보여지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130일 만에 40kg. 이게 의사들 입장에서 보통 일은 아닌 건가요?

    ◆ 정형준> 보통 이렇게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다면 단순히 암만 의심하는 것이 아니고 심각한 자가면역질환. 특히나 복통이나 체중 감소가 동시에 이 정도 벌어졌다고 하면 청소년기에도 크론병이라든지 괴질같은. 치료가 거의 어려운 중증질환들도 다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다 의심을 해 봐야 되는 상황.

    ◆ 정형준> 교정시설이 아니라면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죠, 그러니까. 왜냐하면 군대도 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런 교정시설에서 아프다고 환자들이 이야기를 하면 본인이 쉬고 싶거나 아니면 꾀병을 부린다라고 하는 측면을 좀 강하게 상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 김현정> 의심하는 거죠. 저거 꾀병 아니야? 일하기 싫어서, 뭐 하기 싫어서, 이렇게?

    ◆ 정형준> 그렇다 치더라도 의료진은 최악의 경우를 먼저 생각을 해야 되는데. 아마 경험이 미숙한 분들이 많이 배치가 되어 있고 또 교정시설에 배치되어 있는 분들이 대부분 공중보건의 선생님들입니다. 1년 단위로 계속 인력을 바뀌는, 정말 연속성이 떨어지는 환경에 있다 보니까 더더욱 여기에 대한 충분한 인권적인 판단을 못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저희가 법무부 쪽에다가 의뢰를 했습니다. 지금 배치상황이 어떻게 되느냐 했더니 서울은 채용이 진행 중이고 부산은 2명, 대구 2명, 광주 1명, 전주 1명, 대전이 3명이네요. 그리고 청주, 안양, 춘천, 제주 모두 1명씩 의사를 두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이 정도면 어떻게 충분한 수준입니까?

    ◆ 정형준> 숫자보다도 교정시설에 있는 선생님들은 경증질환은 잘 치료를 해야 되겠지만 나머지 (중증질환)은 판단을 잘해가지고 빨리 의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됩니다. 그런 의사 선생님들은 따로 좀 교육을 하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거의 1년 단위로 계속 선생님들이 바뀌는 상황. 이 부분도 수십 년 전부터 이미 문제제기가 됐는데 개선이 전혀 안 되는 부분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는 이미 명확한데 개선이 안 되고 있다고 하니까 더 답답한 노릇이네요. 참 안타깝습니다. 선생님,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형준>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국장까지 만났습니다. 저희가 춘천소년원의 소속기관인 법무부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에서는 인터뷰에 응하지 못한다고 알려오면서 현재 법무부 감찰관실 조사 중이고 다만 소년법, 개인정보보호법 및 의료법 관련 규정에 따라서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인터뷰에 응할 수가 없다. 양해해 달라. 다만 조사가 종료되면 그 결과는 본인과 보호자에게 통보할 예정이다라는 입장을 저희 뉴스쇼 앞으로 전해 왔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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