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도예술관 SNS 캡처)
예술영화전용관인 부산의 국도예술관이 12년 세월을 뒤로 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국도예술관은 16일 공식 SNS에 "2017년 12월 31일 건물주로부터 더 이상의 연장계약을 하지 않으며, 1월 31일까지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2018년 1월 31일 마지막 상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도예술관의 관객들에게 "깊은 미안함과 죄송함을 어떤 방법으로도 표현 할 수 없음이 또 미안하고 미안해진다"면서 "예술영화전용관의 존재의 이유를 공공재가 아닌 개인의 상업적 이윤에 기준하여 평가하려던 영진위 정책과 싸울 때도 믿는 건 관객뿐이었고, 건물주와의 맘 고생에도 10년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우리 관객이 있어서 였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도예술관은 영화관에서의 좋은 추억이 오랜 시간 남길 바랐다.
국도예술관 측은 "예술영화관 하나 사라진다해도 대신 할 곳은 분명히 존재하며 또 다른 새로운 곳이 생길 거다. 하지만 국도예술관이란 공간에서 함께했던 기억과 추억들은 생각하면 늘 행복하고 그립고 즐거움이길 바라본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국도예술관 입장 전문.
국도의 힘은 관객!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나요…. 안녕하세요, 국도예술관입니다.
공지라는 것으로 간단히 쓸 수 없는 일을 공지하기까지 많은 생각과 많은 상황들을 지나보내며 늘 해왔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국도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국도는 2005년에 개관 2006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선정되어 예술영화전용관으로써 12년, 2008년 지금의 대연동으로 이전 재개관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2월 31일 건물주로부터 더 이상의 연장계약을 하지 않으며, 1월 31일까지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2018년 1월 31일 국도예술관은 마지막 상영을 결정했습니다.
갑작스러움….
이 갑작스러움은 이미 시작의 그 순간에도 함께 해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늘 그렇게 위태롭게 그렇게 늘 위험한 현실을 외면하며 순간순간 영화와 같은 행복이 영원하기를 꿈꾸며 말이죠. 하지만 꿈꾼 것을 저희도 관객분들도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
시작의 그 순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국도는 관객의 것이고 관객을 위한 공간이며 관객의 의해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앞으로가 만약 존재한다면 변하지 않는 존재의 의미일 겁니다.
이전을 하고 국도예술관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관객이 아닌 일꾼으로써의 저는 마음 속으로 다짐과도 같은 기준을 하나 세웠습니다. 그건 '영원한 것은 없다'.
비관적이여서가 아니라 한 번의 끝과 그 끝에서 또 다른 시작을 겪었기에 소중한 것에 대해 영원함을 바라지 않음이 이 소중한 공간에서 관객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당장 내일이 될지 아니면 10년, 100년이 될지 모르는 그 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마지막 순간에도 관객들의 기억 속엔 늘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웃으며 안녕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제가 일하는 이유이자 의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그 끝이 왔습니다.
이 갑작스러움을 10년 동안 준비해왔었다고 생각했는데 웃으며 안녕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있었을까요? 매일매일을 고민하고 매일매일을 다짐해봤지만 웃어도 슬프고 울어도 이 서러움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국도관객여러분. 그리고 우리 국도예술관.
이 깊은 미안함과 죄송함을 어떤 방법으로도 표현 할 수 없음이 또 미안하고 미안해집니다. 이 끝에는 많은 상황과 많은 원인들이 있을테지만 예술영화전용관의 존재의 이유를 공공재가 아닌 개인의 상업적 이윤에 기준하여 평가하려던 영진위정책과 싸울 때도 믿는 건 관객뿐이였고, 건물주와의 맘 고생에도 10년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우리 관객이 있어서였습니다.
물론 급감하는 한국독립영화 관객수에 또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가는 관객들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국도GV를 하고 더 열심히 프로그램을 했던 건 관객분들이 있었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깊이깊이 애정하고 애증합니다.
안녕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리 고민해도 어렵고 힘들고 슬픔입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묵묵하게 마무리하자 다짐하지만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 버렸고 점점 용기는 사라집니다. 예술영화관 하나 사라진다해도 대신 할 곳은 분명히 존재하며 또 다른 새로운 곳이 생길 겁니다.
하지만 국도예술관이란 공간에서 함께했던 기억과 추억들은 생각하면 늘 행복하고 그립고 즐거움이길 바라봅니다.
'앞으로의 국도는'이라는 말. 앞을 생각한다는 것이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그 어떤 약속도 쉽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이 순간을 관객분들이 기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도의 힘은 관객!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이 넘게 함께 해준 우리 스태프님들. 줄 수 있는 건 밥 뿐이었지만 오랜 시간 마음 속에서 그리고 곁에서 늘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마지막까지 파이팅!
제일 고생많았던 우리 국도. 그 동안 수고했어. 마지막까지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