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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순직 교사 9명, 현충원에 잠들다...'눈물의 안장식'



사회 일반

    세월호 순직 교사 9명, 현충원에 잠들다...'눈물의 안장식'

    세월호 순직 교사들의 유족들이 헌화를 한 뒤 묵념을 했다. (사진=김미성 기자)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 순직한 안산 단원고 교사 9명이 1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현충관에서 열린 양승진·박육근·유니나·전수영·김초원·이해봉·이지혜·김응현·최혜정 교사 합동 안장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의전단들은 영현을 묘역으로 옮겼고, 유족들은 한 줌씩 흙을 뿌리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눈시울 붉힌 유족들..."하늘나라에서도 제자들 보살펴줘"

    "수영아, 하늘나라에서도 어린 제자들을 항상 보살펴줘서 학부모님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줘."

    고(故) 전수영 선생님의 어머니 최모씨는 장례절차가 끝난 뒤에도 고인의 묘를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묘를 바라보던 최씨의 붉어진 눈에서는 이따금 눈물이 흘렀다.

    최씨는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선생님들은 2014년 사고 직후 바로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다"라며 "4년 가까이 힘든 재판과정을 거쳐 이제라도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직 생활을 얼마 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떠나서) 마음이 아프다"며 "딸이 살아있으면 너무 훌륭한 선생님이 됐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씨는 어젯밤 딸의 책상에 앉아 교무 수첩을 봤다고 했다. 교무 수첩은 딸이 첫 임용 소감을 써서 늘 가지고 다니던 것이었다.

    고(故) 전수영 선생님의 교무 수첩에 적혀있던 임용 소감 (사진=고(故) 전수영 선생님 어머니 제공)

     

    고(故) 전수영 선생님의 교무 수첩에는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여있었다.

    최씨는 "딸은 위험한 순간에 학생들의 구명조끼와 안전을 챙기느라 초등학교 때부터 다져진 수영 실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미안하다는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죽음을 직감하며 제자들을 구하다 순직했다"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희생된 선생님들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故) 양승진 선생님의 노모는 영현이 땅속에 묻히자 오열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승진아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살아라."

    "천국에서, 아름다운 꽃동산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 승진아. 언젠가는 엄마가 갈게. 잘 가 승진아."

    고인을 보낼 수 없다는 듯 땅속으로 손을 뻗어 수차례 쓰다듬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고(故) 이해봉 선생님의 이모 역시 "엄숙한 기분이 들고, 눈물이 난다"며 "선생님 10분이 모두 여기 와있으니까 마음이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봉 선생님은 너무나 착하고 순하고 어른 공경할 줄도 알고 학생을 끔찍이 사랑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이 고인의 영현 앞에 섰다. (사진=김미성 기자)

     

    교사 9명의 묘소는 지난해 11월 13일 이곳에 먼저 안장된 단원고 고창석 교사 묘소 옆에 나란히 자리했다.

    권율정 대전현충원장은 "함께 모시려고 자리를 마련해 뒀다"며 "목비(나무로 만든 비석)를 먼저 설치했다가 나중에 석비(돌로 만든 비석)로 교체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이번엔 처음부터 석비로 성분(묘소를 만드는 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 현충원에서 안장식을 진행하며 교체용 목비 대신 석비를 세우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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