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가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드람 2017-2018 V-리그'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어요. 5~6라운드가 기대 되네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외국인 주포 엘리자베스의 부활에 활짝 웃었다. 선두 탈환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에서 제 몫을 해준 엘리자베스 덕분에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1(19-25 25-18 25-20 25-13)로 제압했다. 1세트를 허무하게 내주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세트부터 반격에 시동을 걸며 값진 역전승을 일궈냈다.
사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엘리자베스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초반 보여주던 강력함을 다소 잃고 경기력에 기복이 생겼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최근 꾸준함에서 걱정을 안겼다. 지난해 12월 23일 선두 경쟁을 위해 승점이 필요했던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13득점 공격 성공률 32.4%로 아쉬움을 남기며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이후 두 경기에서 평균 25득점 이상을 기록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7일 KGC인삼공사전에서 7득점 공격 성공률 18.1%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이 감독은 엘리자베스를 두고 "컨디션은 좋지만 훈련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경기에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엘리자베스가 후반기에 얼마나 자신의 역할을 해내느냐에 따라 5~6라운드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려와 기대를 안고 경기에 나선 엘리자베스. 다행히 이날은 부담감을 떨친 모습이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내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50%로 좋았다. 경기 초반 다소 헤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고 범실도 1개로 경기를 마쳤다.
엘리자베스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고 기대감만 남게 됐다. 경기를 마친 이 감독은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기량을 찾을 것 같다. 이제 안심이 된다. 5~6라운드가 기대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이어 "연습 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블로킹과 공격에서도 움직임이 좋았던 선수였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엘리자베스를 칭찬했다.
엘리자베스의 활약 덕분에 현대건설(12승 8패·승점 36)은 2위 IBK기업은행(13승 6패 승점·38)과 승점 차를 2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후반기 선두 탈환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