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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YTN 사장, 간호사 등 여성 대상화 트윗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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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수 YTN 사장, 간호사 등 여성 대상화 트윗 '물의'

    MTN 보도본부장 시절 작성… 언론단체부터 대한간호협회까지 강력 비판

    최남수 YTN 사장이 지난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의 출근저지에 막혀 돌아서고 있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최남수 YTN 사장이 "간호원 아가씨 궁디에 주사 두 방 두드려주는 손은 좋은데" 등 성적 대상화 및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담긴 트윗이 드러나 사과했다. 그러나 YTN 여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단체들과 대한간호협회까지 성명을 내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최 사장이 머니투데이방송(MTN) 보도본부장일 당시(2009~2012)에 쓴 트윗 가운데 성적 대상화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고 16일 보도했다.

    "오늘 간호원은 주사도 아프게 엉덩이도 디따 아프게 때린다 역할 바꿔보자고 하고 싶당 ㅎㅎ", "간호원 아가씨 궁디에 주사 두 방 두드려주는 손은 좋은데 주사는 영~", "머니투데이방송 대표 미녀앵커와 번개 중입니다" 등이었다.

    최 사장은 보도 이후인 16일 오전 YTN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트위터 초기에 평소 트윗을 자주 주고받던 팔로워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를 살 만한 표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권감수성'에 있어서 요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고, 이를 둘러싼 오해의 여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SNS는 물론 다양한 소통 과정에 있어서도 이번 일을 큰 교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제 개인적인 SNS 활동으로 인해 현재의 YTN과 구성원들에게 누를 끼친 데 대해 조직의 대표이사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여성 차별과 혐오 부추기는 최남수 씨 조직 수장으로 인정 못해"

    YTN여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최남수 씨가 최소한의 성평등 인식과 인간에 대한 존중조차 갖추지 못한 몰상식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과거 본인이 직접 작성한 SNS 글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협회는 "성희롱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성적 혐오감이나 굴욕감을 느꼈다면 성희롱", "지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 행위는 상대와 합의 여부를 불문하고 처벌한다"는 YTN 성희롱 예방 지침을 우선 거론했다.

    그러면서 "자사 앵커를 SNS 한 줄 농담 소재를 추락시킨 것은 지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이며, "더 엄격한 도덕성을 요하는 언론인으로서, 대표로서도 명백한 품위유지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런 인물이 조직의 수장을 맡겠다는 것은 성평등과 인권 수호를 위해 뉴스 현장을 지키고 있는 여사우들에 대한 모독이며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사장의 해명에는 "최남수 씨에게 격의 없는 대화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인가? 왜 여성이 농담의 소재가 되어야 하나? 과거의 기준에서는 성희롱이 용납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YTN을 흠집 내는 해사행위를 멈추고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최 사장은 여성이 많은 특정 직업군(간호사)을 비하하는 편견, 동료 앵커를 동료가 아닌 '여성'으로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성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며 "YTN의 사장으로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도 성명을 내어 "간호사는 지난 115년간 국민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의료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 면허를 부여받은 의료인이자 전문인인 간호사에 대한 최 사장의 이 같은 비하 발언은 지금까지 가져왔던 간호사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간협은 "최 사장은 간호사를 간호원(간호사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라고 호칭한 것도 부족해 '역할 바꿔보자고 하고 싶당'이라고 해 간호사를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치부했다"며 "간호사에게 성적 수치심까지 안긴 것은 간호전문직뿐 아니라 여성전문직 발전을 통한 여권 신장을 해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간협은 "최 사장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특정직업뿐 아니라 여성을 비하한 발언이었음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 성희롱성 트윗으로 '자질론' 다시 대두… 노조 "물러나야"

    언론노조 YTN지부는 지난 8일부터 최남수 사장의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맨 왼쪽 아래가 최남수 사장, 오른쪽 아래가 박진수 YTN지부장 (사진=김수정 기자)

     

    최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YTN지부와의 3자 합의를 통해 지난달 28일 취임했으나, 기존 노종면 부장이 아닌 송태엽 부국장을 보도국장으로 새로 내정함으로써 합의를 어겨 비판을 받았다.

    YTN지부는 최 사장이 과거 YTN을 두 번이나 떠난 점, 9년 만에 모든 해직자들이 복직한 만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데 이를 이끌 적임자가 아니라는 점, '합의 파기'로 인한 신뢰 상실 등을 이유로 최 사장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거기다 오늘 성희롱성 트윗 논란이 보도되면서 YTN지부 비판 수위는 더 높아졌다. YTN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양성평등을 주도해야 할 언론인으로서의 인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저급하고 천박하다. 무엇보다 언론의 문제제기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며 '언론사 사장 자질에는 문제 없다'고 항변하는 현재 인식이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YTN지부는 "최남수 씨는 언론장악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을 찬양한 것만으로도 언론인 자격이 없다. 이미 최남수 씨는 무노조 경영을 성적표로 내세운 것만으로도 경영인 자격이 없다. 여기에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을 갖고 있고, 자신의 행위에 지금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행태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케 한다"면서 "YTN을 즉각 떠나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YTN지부의 출근저지에 정상출근도 기본적인 경영행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 사장은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오늘 실국장 신년회를 예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출근저지 시작 전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이제 종료돼 간다. 사실 보도 쪽을 정상화 못 시킨 상태에서 혼란이 이어지는데, 회사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올해 할 일을 확인하고 힘찬 출발을 하자는 의미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현재 YTN지부가 최 사장을 사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깊이 불신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지 묻자 "(노조와 갈등하는) 이슈 중 분란이 있었던 것들은 이미 클리어됐다"고 답했다.

    그는 "사장 인사권-보도국장 임명이 맞물려 있었는데 노조가 사장의 인사권을 인정한 만큼, 이제 보도국장을 누구로 임명할 것인지만 정하면 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은) 출근저지나 파업 등 극한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서로 감정을 냉정하게 가라앉히고 보도국장 협의만 한다면 이 사태는 다 끝나는 것이다. 저는 언제든지 만나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YTN지부는 최 사장의 정식 취임이 있기 전 진행한 파업 투표 결과를 지난 10일 공개했다. 투표자 328명 중 261명이 찬성해 찬성률은 79.57%이었고, 재적 인원 375명 중 328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87.46%였다. 이는 역대 YTN 파업(2009, 2012)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YTN지부는 쟁의행위 강도나 돌입 시점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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