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을 먼저 생각해주세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단일팀 구성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단일팀을 반대하는 청원을 올리며 올림픽을 위해 노력한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종료 후 양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를 두고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7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단일팀과 관련된 청원이 200여 개를 넘어섰다. 단일팀을 지지하는 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반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특히 지난 12일 올라온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벌써 1만1000여 명이 넘는 국민들이 지지 의사를 표했다.
이 청원은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추진 중이라는 뉴스를 접했는데 너무 잘못되고 정치적인 결정이라 반드시 재고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단일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땀 흘린 우리 하키 선수들이 먼저입니다"라는 내용이다.
호흡이 중요한 단체 경기에서 갑작스러운 단일팀 구성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청원인은 "아이스하키는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이라 보통 4개 조가(1조에 5명) 교대로 20명 내외의 선수가 뛴다. 교대 시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 타이밍이 중요하고 경기 상황에 맞게 조별 호흡을 맞춰 준비하고 연습한다"며 "우리 선수단도 올림픽을 위해 이런 연습을 수없이 반복했을 것이다. 그런데 20일 조금 더 남은 시점에서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 단일팀을 이룬다면 지금까지 우리 선수단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은 다 쓸모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끄는 새라 머리 감독의 생각도 이와 일치했다. 머리 감독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올림픽 개막이 임박해 새로운 선수의 합류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며 만든 조직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북한 선수가 합류한다면) 다른 지도방식과 경기 방식 등의 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단일팀 추진은 한국 대표선수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진정이 이날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에 따르면 아이스하키 팬 A씨는 남북단일팀 구성은 대표선수 23명의 행복추구권과 직업행사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진정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냈다.
A씨는 진정서에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지만, 4년 뒤 열릴 동계올림픽은 객관적인 전력상 출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23명의 대표선수들에게서 정부는 그 귀중한 기회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단일팀은 평화올림픽 구상의 일부분이다. 단일팀 등 북한의 평창 참가와 관련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 "단일팀과 관련해 국민들의 우려 사항을 저희가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논란이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올림픽에 나서서는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단일팀 논란 중심에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훈련 현장을 방문해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