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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상생·신입 공채… 최승호 사장이 밝힌 새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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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상생·신입 공채… 최승호 사장이 밝힌 새 MBC

    [현장] 취임 한 달 맞은 최승호 사장 기자간담회

    최승호 MBC 사장이 17일 오후 2시,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MBC 제공)

     

    취임 한 달을 갓 넘긴 최승호 MBC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MBC의 중장기·단기 계획을 두루 밝혔다.

    후보 시절부터 비정규직과의 상생과 협력을 약속했던 만큼, 최 사장은 '콘텐츠상생협력위원회'를 설치해 독립PD들·독립제작사들과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와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6년 만에 '신입사원 대졸 공채'가 부활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허일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1시간 남짓 계속된 기자간담회에서 최 사장은 솔직한 화법으로 질문에 답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중장기 계획 관련 질문 답변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후보 시절 공약 등 거시 계획

    ▶ 과거의 잘못을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재건위원회' 활동을 예고했다. 진행상황은.

    MBC 정상화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달 말에 상견례하고 활동을 시작한다. 노사 공동의 위원회라는 '기구'는 만들어졌고, 여러 가지 사건과 사안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다.

    ▶ 지난 사장 공모 때부터 비정규직과의 상생과 협력을 말했다. 콘텐츠상생협력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느 정도 시점에 실행에 옮길 계획인지. (* 당시 최 후보는 방송 스태프 노동조건 개선, 표준계약서 도입, 비정규직 대표와 정기적 현안 협의, 독립제작사와 수평적 동반자 관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방송사는 비정규직 문제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당히 심각할 수밖에 없다. 워낙 직종이 다양하고, 한시적으로 되는 일이 많다. 프로그램이 생겼다 금방 없어지기도 해서. 구 체제(김재철 이후 체제)에서 이 문제들을 훨씬 더 심각하게 만들어 놨다. 예를 들어 아나운서들을 탄압하고 내몰기 위해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갑자기 뽑는다든지 대응해 왔다. 저희는 일단 비정규직 문제를 조사해 전체적인 현황 파악을 한 뒤, 큰 인사정책부터 정하려고 한다. 비정규직에 대해 저희들이 처우 개선할 부분은 개선하고, 필요할 부분은 정규직화할 수 있게 고려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 지금 당장은 조사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 최근 타 방송사에서 '상품권 페이'가 문제가 됐다. 비정규직을 향한 방송사의 갑질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어떤 개선 노력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런 노력들은 여러 차원에서 앞으로 진행해야 한다. 콘텐츠상생협력위원회에서 독립PD들, 독립제작사 쪽 의견을 듣고 수용해야 되는 측면이 많이 있다. 과거 '리얼스토리 눈' 사건은 현재 감사국에서 조사 중이고, 끝나면 아마 처벌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저는 정말 이 기회를 빌어서 말하지만, 앞으로 MBC 안에서 구성원들이 약자들에게 갑질을 했다,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MBC는 이 문제를 엄중하게 간주하고 다뤄나갈 것이다. 그런 문제가 제기되는 게 부끄럽고 죄송하긴 한데, 아마 많은 면들이 새로운 체제가 안착되고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잘 해결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한다.

    콘텐츠상생협력위원회도 그렇고 드라마PD들 만나서도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자고 얘기했다. 콘텐츠협력센터를 산하에 두고 있는 시사교양본부와 얘기할 때도 이 문제(비정규직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다.

    ▶ 최근 뉴미디어뉴스국 쪽에서 AD 채용공고가 다시 뜬 걸로 알고 있다. 기존과 지금의 인사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사는 모든 인력을 정규직으로 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당장은 아마 거기(뉴미디어뉴스국)에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저희가 뉴미디어 쪽이 많이 뒤처져 있다는 걸 기자 여러분이 가장 잘 알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 같은데 저는 자세히는 모르겠다. 일단 (비정규직 문제는) 전면적으로 조사해 인사정책을 새로 수립할 것이다.

    ▶ 신년사에서 채용 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되나.

    우리 조직이 새로운 인재들을 너무 원하고 있다. 5월 초까지는 채용을 완료하려고 한다. 공고가 2월 중 나가고 5월까지는 모든 프로세스를 마칠 것이다. MBC에 새싹들이 들어올 것이다.

    □ 보도본부 개혁

    최승호 MBC 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참석했다. (사진=MBC 제공)

     

    ▶ 현재 100여 명에 이르는 경력기자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하다.

    2013년 이후부터 경력으로 들어와 계셨던 분들 중 많은 수는 사실 배치돼 있다. 아마 일부 인원의 경우에는 다시 재배치를 해야 되는 필요성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새 체제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바깥에서 들어온 인력과 안에 있는 인력을 가지고 빠른 시간 내에 조직을 재구축해야 되기 때문에 해당자들의 의사를 다 물어서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분들(경력기자들) 중 꽤 많은 분들은 구 체제의 중심으로서, 탄압받던 기자들의 시각으로 봤을 땐 굉장히 나쁜 뉴스를 만들었던 이들이다. 지시로 했건, 자기 의사로 했건 간에. 새 체제가 주도하는 보도국에서 그들에게 어떤 역할을 줄 것인가 논의할 만한 충분한 시간 없이 일단 뉴스 복원부터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왔다. 새로운 인사를 할 필요가 있다. MBC 정상화위원회 활동과 연동해서 점차 안정화될 것이다.

    ▶ 배현진 전 앵커는 보도국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너무 센 질문이 나오니까 제가 자꾸 잊어먹고 싶은데 (웃음) 배현진 씨에 대한 관심이 많으실 걸로 안다. 과거의 아픈 상처인데, 어쨌건 배현진이라는 분이 있었던 구 체제의 MBC뉴스에 대해 저희는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배반하고 공영방송 역할을 저버린, 국민을 오도했던 뉴스라고 생각한다. (배 씨는) 그 뉴스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근데 MBC가 새로운 공영방송으로서,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그분이 또 다시 뉴스에 출연한다거나 뉴스의 중심으로 활동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대부분의 기자님들도 동의할 거라고 본다.

    그분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되는가. 저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아마 보도본부에서 그분과 그런저런 이야기를 할 만한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본인이 MBC에서 계속 공영방송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본인이 어떤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취지가 있지 않겠나. 본인의 뜻과 회사 필요를 감안해서 추후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6월 지방선거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원래 MBC가 선거에 강하다. 여러 가지 미진한 부분도 있는데 6·13 지방선거 통해서 완전히 돌아온 MBC, 정상화된 MBC, 강한 MBC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 기타

    ▶ 조직 내 갈등이 존재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봉합해 나갈 생각인지. 인사와 조직개편 등에서 보여준 모습이 기존 경영진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짧은 시간에 봉합되거나 없어질 수 있는 수준의 갈등이 아니다. 8년 동안 벌어진 일이고 그 과정 속에서 기자, PD 많은 구성원들이 본업에서 쫓겨나서 스케이트장까지 가 있었다. 동료 PD, 기자들이 쫓겨난 자리에 들어와서 차지하고 구 체제 권력에 굴종하고 권력 입맛대로 뉴스를 만들어 갔던,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따랐을 뿐 아니라 때로는 적극적으로 부역하면서 뜻을 함께하면서 국민 배신하는 뉴스 만들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 신뢰를 잃고 공영방송으로서 국민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하며 온갖 징계와 부당전보 감수하면서 무려 170일 파업, 이번 72일 파업과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손해를 감수하며 싸워야 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있는 일들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일 수 있다.

    그들(구 체제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면서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돌아서는 모습들을 충분히 보일 수 있다면 앞으로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저희가 볼 땐, 그들 중에는 오히려 과거의 잘못된 뉴스가 옳은 뉴스였고 자신들이 잘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분들 꽤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을 과연 어떻게 융합해서 하나의 뉴스 조직으로 끌고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굉장히 큰 숙제다. 단시간 내에 해결될 수 없다.

    옛날(김재철 체제 이후)에 했던 것처럼 하지 말고 화합하고 포용하고 그런 얘기를 밖에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안에서는 그런 것들을 그렇게 쉽게 입 밖에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용, 경력직들도 사실 같이 일하고 있다. 어떤 부분은 지금 당장은 도저히 같은 현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MBC 전체 구성원들의 본질적인 문제이고, 회사 조직으로서도 굉장히 큰 부담인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단시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절대 아니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도 오랜만에 방송하다 보니 모자라는 것이 많고 저도 나이가 많이 들었더라. 제가 2012년에 잘렸는데 다른 구성원들도 나이가 꽤 든 채로 방송에 돌아왔다. 지혜는 깊어졌을 텐데 방송 만들어내는 현장의 감각과 매치시키는 것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본다.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는 말씀 드리겠다. 실수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드릴 순 없지만 언제나 국민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은 지키겠다.

    최승호 MBC 사장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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