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상화폐(암호화폐)와 관련해 정부·여당은 제도권에 안착시키는 방향으로 정책 및 법안 준비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상화폐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만 통용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여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의 핵심 의원은 1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가상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안전하게 안착시켜야 한다는 방향성은 가지고 있다"며 "글로벌 추세나 블록체인 등 신산업발전 측면에서 그러한 방향이 맞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의 투기현상은 비이성적"이라며 "합리적인 토론와 논의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일단 투기억제 문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릴 정도로 심각한 우리나라의 투기과열 현상을 먼저 정상화하는 일이 급선무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킨다는 취지다.
정부가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한 첫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시세조작과 탈세,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가상화폐의 제도권 안착이란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안착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정부터 거래소 등록, 과세, 보안 등 정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당정 실무 논의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가상통화 등 용어나 명칭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 화폐로 인정될 만큼 널리 쓰인 것도 아니"라면서 "가상화폐를 둘러싼 여러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문제를 정리하는 주체는 정부가 담당하지만, 민주당도 당내 '가상화폐TF'(가칭)를 만들고 논의에 뛰어들기로 했다.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가상화폐 논란으로 대응책을 부심하던 원내 지도부는 일단 정책위원회에 TF구성을 주문한 상태다.
가상화폐와 관련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미 가상화폐를 정의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취급 거래소에 대한 인가 조건 등을 법적으로 명시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민병두 의원도 가상화폐 양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들이기 위한 작업은 한동안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정청은 비정상적으로 투기열풍이 부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불법적으로 투기를 부추기거나 부실 운영, 탈세 등을 저지를 거래소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투기광풍 현상에는 거래소의 불법행위들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가상화폐 버블을 억제하고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 제도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가상화폐 대응에 대한 관련 부처의 긴급현안 보고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