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여관 화재로 숨진 세 모녀는 방학을 맞아 전국여행을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불이 난 여관 105호에 묵었던 여성 3명이 각각 박모(34) 씨와 그의 14세, 11세 두 딸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남의 한 지방에서 사는 이들 세모녀는 방학을 맞아 지난 15일부터 전국여행을 하던 중 19일 서울에 도착해 여관에 묵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일 때문에 지방에 머물고 있었고, 가정불화는 없는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확인됐다.
세 모녀는 그러나 이튼날 새벽 3시쯤 난 불을 미쳐 피하지 못하고 방 안에서 숨졌다.
여관주인이 성매매 여성을 불러주지 않자 방화 피의자 유모(52) 씨가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와 지른 불이었다.
화재 당시 모녀가 묵었던 105호 객실은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객실이었는데, 유 씨가 출입구 쪽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면서 탈출에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불로 세 모녀를 포함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을 옮겨졌다.
경찰은 세 모녀를 포함한 피해자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5명 전원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방침이다.
유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