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 해임제청안이 22일 가결됐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됐다.
KBS의 최고의결기구인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 현재 변석찬 이사가 대행)는 22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논의했다. 2시간 30분여가 지난 오후 6시 36분, 8명의 이사들이 표결에 참여했고, 6명이 찬성, 1명이 기권해 가결됐다. 고 사장의 해임은 청와대 재가 후 확정된다.
앞서 고 사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 해임사유 소명안을 제출하고, 오후 5시 25분께 직접 출석해 소명했다. 그는 이번 일이 개인의 진퇴를 넘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의 가치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어서 "착잡하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해임사유에 한 가지도 동의하지 않으며, 자신은 방송법에 임기가 규정되어 있고 국회 청문회까지 거친 사장이니만큼 해임 강행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해임이 될 경우에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는 이인호 이사장을 제외한 10명의 이사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고 사장 의견진술 후 표결 시도가 있자, 여당 추천 차기환 이사와 조우석 이사, 이원일 이사는 퇴장했다.
고대영 사장 퇴진과 KBS 정상화를 내걸고 141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는 직후 성명을 내어 "우리가 이겼다!"며 환영했다.
새노조는 "파업이 140일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KBS의 방송과 업무는 사실상 식물인간과 같은 상태에 빠졌지만 오직 자기 자리만을 지켜온 간부들 역시 고대영 체제 유지를 위해 KBS 정상화를 막아온 대표적인 내부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이제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모두 자진해 보직 사퇴를 선언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KBS 정상화의 주춧돌을 놓고자 개인적인 손해와 고통을 감수하며 장기간의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라고 충고했다.
새노조는 "더불어 고대영과 함께 KBS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고대영 체제를 어떻게든 연장해보려 한 적폐이사들에게도 분명히 경고한다. 이제 구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공영방송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공영방송 이사로서 자질도 자격도 능력도 가당치않은 당신들이 설치던 시기는 1년 전 박근혜의 탄핵과 함께 끝났다. 이제 더 이상 공영방송 KBS에 분탕질치지 말고 떠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새노조는 "지난 10년간 이어온 적폐와의 싸움에서 단련된 근육을 바탕으로 국민을 감동시키고 국민에 의해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를 만들 것"이라며 지지를 보내 준 이들에게도 "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 때까지 비판적 지지와 관심을 갖고 우리 KBS 구성원과 함께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노조는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KBS-MBC 정상화 기원 마지막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파티'를 이날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연다. 140일 넘는 최장기 파업을 벌여 온 새노조는 24일 복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