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명박 페이스북 캡처)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페이스북(SNS)에서 테니스 선수 정현(22)을 고리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재차 거론했다. 지난 17일 검찰수사에 반발하며 공식 입장을 표명한지 엿새,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압수수색을 당한지 하루 만이다.
그는 "정현 선수의 쾌거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도 큰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현 선수는 전날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전(前)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 선수를 3대0으로 꺾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전 대통령은 "아름다운 청년 정현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세계적인 선수들을 정신력으로나, 기술적으로 압도하는 그의 경기를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표면적으로는 응원글이지만, 검찰 수사가 이 전 대통령 일가까지 확산된 민감한 상황에서 공개된 글이기에 그 의미를 두고 여러 해석이 오간다. 그는 앞서 17일 공식 입장 발표 때에도 검찰의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뒤 발표문에도 없던 '평창 동계올림픽'을 언급했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뤄냄으로써 우리 국격을 다시 한 번 높일 수 있는 그런 좋은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를 두고 '평창 올림픽'을 유치한 자신의 공을 앞세우는 한편, 애국심을 부각해 본인의 결백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이 전 대통령을 "올림픽을 유치한 대통령"이라고 밝히면서 "개막식 초대도 하지 않고, 복수의 일념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려고 청와대가 나서서 검찰에 사실상 지시를 하고 있다"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평창 올림픽'이 이 전 대통령의 방어 소재로 활용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정현 선수 언급으로 이 전 대통령의 '테니스 사랑'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06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공짜 테니스'를 즐겼다가 이용료를 뒤늦게 지급해 도마에 올랐고, 지난 2013년에도 서울 올림픽 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독점 이용해 '황제 테니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