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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오늘 업무복귀 "방학 끝나고 학교 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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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새노조, 오늘 업무복귀 "방학 끝나고 학교 가는 기분"

    파업 143일 만… 적폐청산·조직과 제도 개혁 등 계획 밝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조원들이 24일 오전, 142일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사원증을 찍고 출근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가 해를 넘겨 이어진 파업을 접고 24일 오전 9시부로 업무에 복귀했다. 고대영 사장 퇴진 및 KBS 정상화를 내걸고 진행한 파업 143일 만이다.

    새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간단한 환영식을 열었다. 성재호 본부장은 "방학 끝나고 학교 가는 기분"이라며 "오늘이 KBS를 바꾸는 첫 날이다. 힘차게 다 같이 출발하자"고 말했다.

    142일간의 파업 중 집회를 벌이던 장소에 다시 모인 새노조 노조원들은 사원증을 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후, 9시쯤 차례로 사원증을 찍고 본관 출입구를 통해 출근했다.

    파업의 두 가지 목표 중 '고대영 사장 퇴진'은 이미 이루어졌고, 남은 과제는 'KBS 정상화'다. 새노조는 23일 노보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새로운 KBS'의 청사진을 알 수 있는 각 부문별 계획을 밝혔다.

    우선 새노조는 10년간 쌓여온 KBS의 적폐를 청산하는 주체를 자임하며 새 경영진과 함께 구체적인 기준, 적합한 절차, 청산과제와 대상을 선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과 제도 개혁, 차별 철폐, 압도적인 과반 노조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

    보도 부문은 '시청자가 원하는 뉴스와 경쟁력 높일 조직 개혁'에 방점을 찍고 △뉴스 혁신 △특별취재단 △조직 개혁 △과거사 청산 △과도기 승리 등 5가지를 과제로 삼았다.

    보도 부문은 뉴스 혁신의 핵심은 취재와 제작자율성이라고 강조하며 그간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성역 없는 취재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기자협회는 막내급인 42~43기 공채기자들이 대거 참여한 뉴스 혁신 TF를 구성해 이달 말까지 1차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KBS 저널리즘 복원을 위한 실무 아카데미'를 운영해 취재와 특종 노하우를 전수하는 기자 재교육을 실시 중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조원들이 24일 오전 자신의 사원증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최승돈 아나운서, 배창복 아나운서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KBS PD협회는 최우선 과제로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을 꼽았다. 교양·기획제작 부문은 김덕재 PD, 예능 부문은 손자연 PD(새노조 중앙위원)을 중심으로 비대위 활동을 시작했다. 라디오 부문도 임병석 PD를 위원장으로 하는 발전위원회를 꾸려 미래 발전 방안을 짜기로 결의했다.

    드라마 부문은 최근 평PD 회의를 열어 인력·제작비 현실화·드라마 연출 위상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편성심의 부문은 편성·제작투자 등 핵심 업무가 제작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제작부서 비대위에 참여해 과도기에 공동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스포츠 부문은 비대위 체제로 평창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 지역국의 경우 만성적인 예산 문제와 인력난 등 현안과 관련해 공통 지침과 방안, 요구를 마련해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밖에 새노조 경영 구역은 10여년 간 이뤄진 징계 및 부당발령으로 인한 희생 회복, 고대영 사장 시기 사업의 문제점 검토, 사내 비정규직과 소수 직종 직원들 의견 경청 등을 과제로 삼았다. 기술 구역은 지난달 총회에서 무능력·무소신 간부 문제, 순환근무 개선, UHD 방송 전환에 따른 제작/송출 시스템 구축 등의 사안을 다뤘다.

    앞서 KBS 최고의결기관인 KBS이사회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6:1(찬성 6, 기권 1)로 가결했다. 고 사장의 해임사유는 △지상파 재허가 심사 결과 최초로 합격점 미달 △KBS 신뢰도·영향력 추락 책임 △직무수행 능력 상실 △조직·인력 운용 실패 △허위·부실보고로 KBS이사회 심의·의결권 중대 침해 △보도국장 재직 시 금품수수 및 보도 누락 의혹, 보도본부장 재직 시 도청행위 연루 등이었다. 하루 뒤인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로 고 사장의 해임은 확정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공)

     

    다음은 KBS 사태 주요 일지.

    [2017년]

    8월 28일 : KBS기자협회, 제작거부 시작
    8월 30일 : KBS PD협회, 제작거부 시작
    9월 4일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 MBC본부와 동시 파업 돌입
    9월 5일 : KBS, 고용노동부에 파업에 대한 '긴급조정' 요청
    9월 6일 : 평창으로 간 고대영 사장, 새노조 면담 요청 거부

    9월 8일 : 새노조-MBC본부, 공동 총파업 출정식
    9월 18일 : 새노조, 국정원이 작성한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 방안'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9월 20일 : 고 사장, KBS이사회 출석해 퇴진 의사 없다고 발표
    9월 26일 : 언론노조, 국정원의 방송사 장악 공작 규탄 기자회견
    9월 28일 : 새노조, 강규형 KBS이사 법인카드 부당사용 폭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해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총파업 출정식 당시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10월 4일 : 새노조, 배우 문소리의 파업 지지 영상 공개
    10월 11일 : 고 사장, KBS이사회 출석해 국정원 문건 신빙성 의문 주장 및 도청 의혹 부인/김경민 KBS이사 자진사퇴
    10월 23일 : 새노조 파업 50일/국정원 개혁위, 고 사장이 보도국장일 당시 보도 안 하는 조건으로 200만원 수수했다 발표
    11월 2일 : 방통위, 김경민 전 이사 후임으로 조용환 변호사 추천
    11월 15일 : KBS이사회 이인호 이사장, 파업 중인 새노조와 문재인 정부 비난 성명

    11월 16일 : KBS, 포항 지진 이유로 즉시 업무복귀 명령
    11월 24일 : 감사원, KBS이사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결과 발표, 해임을 포함한 전원 인사조치 통보
    12월 1일 : KBS, 감사원 결과 불복해 재심 청구
    12월 5일 : 새노조, 광화문 광장 이어말하기 시작
    12월 7일 :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방통위의 비리이사 해임 촉구 단식 시작

    12월 12일
    : 새노조 파업 100일/성 본부장-김 위원장, 단식 중단
    12월 15일 : 새노조, 이어말하기 240시간 기록 달성
    12월 21일 : 배우 정우성, 새노조 파업 지지 영상 공개
    12월 26일 : 새노조, 방송통신위원회 압박 위한 밤샘 집회 시작
    12월 27일 : 방통위, 강규형 KBS이사 해임

    [2018년]

    1월 1일 : 새노조 예능·드라마 부문 노조원 우선 복귀/고 사장, 신년사로 자진사퇴 거부 재차 발표
    1월 4일 : 방통위, 강규형 전 이사 후임으로 김상근 목사 추천
    1월 8일 : KBS이사회 4인 이사, 고 사장 해임제청안 제출
    1월 10일 : KBS이사회, 고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고 사장, 긴 입장문으로 해임사유 반박
    1월 12일 : 법원, 자유한국당의 'KBS이사 추천정지' 가처분신청 각하

    1월 21일 : KRI 한국기록원, 새노조 및 언론학자·시민 참여 '최장시간 이어말하기' 인증
    1월 22일 : KBS이사회, 찬성 6표로 고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이인호 KBS이사장 자진사퇴
    1월 23일 : 문재인 대통령, 고 사장 해임제청안 재가
    1월 24일 : 새노조, 업무복귀

    23일 청와대의 재가로 해임이 확정된 고대영 전 KBS 사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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