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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참사] "지켜보기도 힘들어…" 동네 주민들은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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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참사] "지켜보기도 힘들어…" 동네 주민들은 발동동

    주민들, "지난주에 퇴원한 병원인데…", "지금 치료해주는 의사가 사망자에 포함됐을까봐 걱정"

    26일 사망자 수십여명이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26일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목격한 주민들이 당시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병원 바로 맞은편에서 표구사를 운영하는 장재갑(66) 씨는 가게 문을 열던 오전 7시 30분 세종 병원 화재를 처음 목격했다.

    장 씨는 "병원 정문 1층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더니, 곧 건물 전체가 연기에 휩싸였다"며 "건물에서 내뿜는 연기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도 차마 1층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같이 목격한 장 씨의 아내 이모(63) 씨는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이 같이 있어 환자들 대부분이 나이든 어르신들이라, 제대로 탈출이나 할 수 있을지 화재를 보는 내내 걱정됐다"면서 "당장 나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검은 연기에 엄두를 낼 수 없어 발만 동동거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병원 건너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우모(29.여)씨는 사망자 명단에 의료진도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글썽였다.

    26일 사망자 수십여명이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현장을 떠니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는 주민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우 씨는 현재 세종병원에서 다리 깁스 치료를 받고 있어, 자신을 치료해준 의료진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을까 봐 전전긍긍했다.

    우 씨는 "세종병원은 가곡동에서 유명한 병원이라, 주민들이 작은 감기에서부터 위급 상황에도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라며 "이렇게 큰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끝을 흐렸다.

    세종병원 인근에서 식당업을 하는 박모(69‧여)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 씨는 "80대 신랑이 세종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했다가 며칠 전 퇴원했다"며 "사망자가 엄청 많다던데, 유족들의 슬픔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전했다.

    불이 난 세종병원 건물은 5층으로, 특히 1층이 심하게 탄 흔적이 뚜렸했다.

    1층 정문과 창문은 곳곳이 깨져 성한 곳을 찾기 어려웠고, 매캐한 냄새도 가시지 않았다.

    불이 시작된 1층 내부 응급실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고, 바닥에는 타고 남은 재가 더미를 이뤘다.

    소방당국은 화재 3시가만에 불을 모두 껐지만, 오후 3시 기준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환자도 많아 사망자수는 최대 10여 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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