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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참사]"다리 다쳐 못 나왔을 가능성 커…" 안타까운 사연 잇따라

사건/사고

    [밀양참사]"다리 다쳐 못 나왔을 가능성 커…" 안타까운 사연 잇따라

    • 2018-01-26 22:00
    26일 오전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난 경남 밀양 가곡동 세종요양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제공)

     

    화재 당시 경남 밀양 세종병원 내부에 있던 인원의 1/3 가까이가 숨진 가운데 화마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경남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박성희(59) 씨는 "부인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오후에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했는데 하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박 씨의 아내 김수진(58) 씨는 세종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조무사로 한 달 전쯤 교통사고를 당해 다니던 병원에 입원했다.

    일반 병동 2층에 입원하고 있던 김 씨는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화재가 발생하고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씨는 "불이 나고 한 시간이 넘도록 아내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데다가 윗층부터 구조 작업을 하다보니 가장 늦게 발견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친척들은 "본인이 간호조무사다 보니 아픈 몸을 이끌고 다른 사람들의 탈출을 도왔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입원한 지 며칠 만에 봉변을 당해 허탈함이 큰 유족들도 상당수다.

    숨진 김모(70) 씨는 사고가 나기 불과 하루 전 세종병원에 입원했다.

    최근 오래 앓던 지병을 털어낸 김 씨는 겨울철 몸이 좋지 않아 잠시 병원에 입원했다가 변을 당했다.

    김 씨의 사돈은 "어제 병원에 입원했는데 하루만에 이런 일이 생겼다. 며느리는 어머니가 이렇게 빨리 가시니 못했던 것만 생각난다고 울먹이더라"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사흘 전 세종병원에 입원했다가 주검으로 돌아와 유족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피해자들이 안치된 장례식장은 여전히 비통함을 토해내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빈소는 적막한 기운이 맴돌다가 소식을 듣고 가족들이 속속 찾아올 때면 곡소리가 울려퍼진다.

    밀양시는 오는 27일 밀양문화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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