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욕적이고 섬뜩했지만, 낌새 느끼고 있었다"
- 사적인 이메일과 가족사까지 보고 "동료 판사가 할 거라곤 상상도 못한 일"
- 걱정해서 한 말이 아니라 각본이었나… 행정처, 친한 주변인 취합해 관리
- "비번 걸린 파일들과 임종헌 前 차장 PC 반드시 개봉해야"
- 법원에 자정 기회 달라…"대법원장을 견제할 사법 독립의 경험 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월 26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차성안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
◇ 정관용>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추가 조사 결과가 나왔죠. 문제가 된 건 두 가지입니다. 법원 판사들에 대한 동향파악 하는 문건들이 다수 발견됐다. 또 하나는 원세훈 전 원장 재판 관련해서 청와대와 이런 저런 얘기들이 오간 또 관련된 문건이 있었습니다. 판사 동향 파악 관련된 문건들이 있는데요. 거기에 제일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그런 동향파악의 대상이 된 판사가 있어요. 저희 시사자키에 몇 차례 출연해서 사법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냈던 판사기도 합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의 차성안 판사 오늘 서울에 직접 모셔서 스튜디오에 들어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차성안> 안녕하십니까? 차성안 판사입니다.
◇ 정관용> 왜 그렇게 찍히셨어요?
◆ 차성안> 상고법원 때문입니다. 그때 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님께서 주로 역점을 가지고 추진했던, 또 행정처가 추진했던 상고법원 이슈에 대해서 이제 제가 상고허가제와 그다음에 1심 판사의 두세 배 대폭 증원을 통해서 1~2심부터 충실히 하자 이런 식의 반대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이제 소위 찍힌 거겠죠.
◇ 정관용>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방향에 비판하고 다른 대안을 냈다는 것 때문. 그래서 게시글 관련 동향과 대응방안, 시사인 칼럼 투고 관련 동향과 대응방안. 이런 두 가지 쳅터로 된 문건들이 있는 겁니다. 그렇죠? 먼저 게시글이라고 하는 게 법관 내부 통신망의 대법원장 방안에 대해서 비판하고 대안을 내는 그런 글들을 쭉 올리신 모양이죠?
◆ 차성안>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런 글들을 차 판사가 올렸다. 그것만 요약하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 보니까 대학 때 도서관에서 고시 공부하던 중에 학내 성폭력 문제 등의 사안에 대해 장문의 대자보를 쓰면서 논쟁을 하는 등 비주류 활동가 성향을 가졌다. 이런 표현도 있네요.
◆ 차성안> 그런 표현도 있는데 일부는 맞고 일부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맞는 부분은 이제 당시에 학내 성폭력 문제 이슈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 정관용> 제가 그 당시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뭐했는지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법원행정처에 있는 분들이 이런 문건을 만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 차성안> 주변 사람에게 물어봤겠죠.
◇ 정관용> 차성안 판사가 대학 때 뭐했는지 염탐하고 다녔다는 거잖아요.
◆ 차성안> 하여튼 물어봐서 과거에 뭐했는지를.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차성안 판사.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이 문건 보시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 차성안> 그러니까 저는 사실 사적인 저의 가족사나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메일 같은 경우는 제가 사적그룹에 친분이 있는 판사님들에게 보낸 거지 사법행정권자들에게 보내려고 보낸 게 아닌데 이제 그중에 한 분이 그걸 빼내서 사법행정권자한테 이런 식으로 전달하는 보고서를 썼다는 거는 저로서는 되게 모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정관용> 그냥 모욕적이다 정도입니까? 나의 대학시절 행적까지 이렇게 뒷조사하고 다녔어? 라고...
◆ 차성안> 섬뜩한 면이 있죠. 사실 제가 이런 어떻게 보면 초기에는 의연한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게 사실 상고법원 글을 올리고 나서 약간의 낌새 같은 게 있었거든요.
◇ 정관용> 어떤 낌새요?
◆ 차성안> 예를 들어서 해외연수라고 판사들이 1년 6개월 갔다오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판사 중에 대법원 정책에 대해서 반대하는, 그런 외부언론을 기고 한 판사를 해당 국가 법률상 징계할 수 있는지를 조사해서 보고해 달라 이런 과제를 부과 받은 친구가 있다고 들었고 다행히 그 나라법상 그런 게 아니라고 올라갔다고 들었는데. 행정처가 아무래도 그게 저한테 딱 맞는 이슈니까 저를 징계하려고 뭔가 뭘 찾고 있구나 식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 거죠.
◇ 정관용> 판사로 임용된 후에는 밤을 새워 일을 하고 사건 메모를 하다가 아버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였다고 함. 이런 내용도 들어있네요.
◆ 차성안> 사실 그게 제가 제일 화가 났던 거고 저로서는, 그러니까 제가 아버지 돌아가신 걸 알고 그런 건 아니지만 아버지가 이제 암 투병하시는 동안에도 일을 멈출 수가 없었고 그래야 되는지 알고 계속 밤새서 일하거나 아니면 시간 내서 문병 가려다가 좀만 더 좀만 더 하다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못 뵌 거거든요.
저로서는 상처로 남은 그런 내용을.. 이제 우리가 그런 식으로 판사를 착취하는 형태로는 재판 제도를 개선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이미 외국의 3~4배 사건을 더 빨리 처리 하고 있는데 국민들을 만족화시키기 위해서 질을 높이려면 그런 판사 증원이 필요하다. 그런 식의 논지에서 나온 건데. 이제 그런 부분들까지, 그것도 사적 메일에서 빼내서 보고했다는 것은 저로서는 사실 제일 기분이 나빴다고 봅니다.
◇ 정관용> 사적으로 가까운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을 법원행정처 판사들한테 누군가 전달한 거네요.
◆ 차성안> 그 안에 아마 심의관 출신이나 이런 분들이 계셨겠죠.
◇ 정관용> 심의관이 판사인가요?
◆ 차성안> 네, 판사입니다.
◇ 정관용> 그런 자료들을 여기저기서 수집해서 대학동기들을 염탐한다든지 물어본다든지 해서 차성안 판사가 예를 들어서 법원 판사들 내부게시판에 어떤 글을 올렸다 정도는 쭉 하나로 취합할 수 있으나 비주류 활동가 성향, 이런 식의 라벨링까지 하면서. . .
◆ 차성안> 그게 아마 제가 대학 다닐 때 법대에서 무슨 학생회 운동 이런 걸 하지는 않았거든요.
◇ 정관용> 그런 표현도 있어요.
◆ 차성안> 그런데 이제 제가 그런 학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 썼던 부분들을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이렇게 무슨 성향이다, 당신은 00이라고 누가 이렇게 딱지 붙인 거 아닙니까?
◆ 차성안> 그렇죠, 사실 그런데 저 말고도 예를 들어서 사법행정위원회의 위원을 누구를 추천할지를 리스트를 만들어서 행정처가 했는데 거기 보면 아예 정치적 성향까지 다 판단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나마 그런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그나마 좀 제가 무색투명하게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그래서 그랬는지 하여튼 참담한 거죠. 동료 판사가 판사들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동향보고 문건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좀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이 추가 조사위원회에서 어떤 어떤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더라. 그런데 보수 언론 쪽에서는 블랙리스트 없다. 이런 것만 제목으로 뽑고 일부 진보 언론에서는 굉장히 문제가 크다, 사법부의 근간이 허물어졌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세세하게 어떤 판사에 대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잘 모르고 있거든요.
◆ 차성안> 그렇죠, 보고서를 사실 공개해서 일반 국민들이 다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제가 지금 우리 차성안 판사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했다. 서울법대 96학번인 차 모모 판사는 법대 학생의 법대동아리에서 활동한 사실이 없었지만 서울대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를 하던 중에서 쭉 어쩌고 하면서 비주류 활동가 성향. 2002년 고시 공부 중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부터 장애인 문제 개선을 위한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
◆ 차성안> 사실 자체는 장애인 문제는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좀 광범위하게 저에 대한 정보를 수집을 한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 정관용> 이래도 되는 겁니까?
◆ 차성안> 그런데 그런 식의 그런 동향을 파악을 하게 되면 판사가 아무래도 두려움을 느끼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사실은 그 당시 어떤 얘기가 있었냐 하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글을 제가 올렸잖아요. 그 글에 대해서 댓글을 썼는데 어디서 전화가 와서 그래서 바로 내린 판사님도 있다고 그러고.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글을 딱 올리면 그 사람의 주장에 당부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뒤를 캐서...
예를 들어서 제가 건강이 안 좋거나 무슨 일로 인해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기간이 있다면 그건 저의 약점으로 올라갔겠죠. 그런 식으로 자꾸 뒤를 캐면 누가 소통을 하겠습니까? 소통을 강조하셨었는데 전임 대법원장님이. 두려움과 자기 검열 그리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재판 관련해서도 그런 두려움을 분명히 줄 수 있겠죠.
◇ 정관용> 게다가 이게 그냥 관련 동향뿐이 아니라 대응방안까지 있어요. 대응방안 해서 '총론, 섣부른 개입은 자제 것이 바람직' 논거는 차 판사가 시사IN에 칼럼을 투고한 사실은 이미 국제인권법 연구에 다음 익명 카페 등에 공지되어 많은 판사들이 알고 있음. 법원행정처가 섣불리 개입할 경우 판사들 여론에 역풍을 맞을 우려 존재. 섣부른 개입은 자제하자. 그러나 세 가지 조치를 해야 한다. 문제 부분에 대한 안내, 예의주시, 일선 판사들의 오해 불식. 이 대응 방안대로 뭘 하던가요, 차 판사한테?
◆ 차성안> 저는 그런 배경이 있는지 몰랐지만 저한테 연락을 해서 그 이슈에 대해서 좀 다른 생각을 설득하듯이 얘기하신 경우가 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배경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된 거죠. 그리고 이제 공식적인 어떤 사법행정 라인에 있는 저희 지원장님이나 이런 분들이 조심스럽게 불러서 가볍게, 예를 들어서 거기 나오는 겸직허가나 보수문제나 이런 것들을 그러저러한 얘기를 하는 것도 그냥 저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게 모두 이제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서 이제 이루어진 거고 거기 보면 이제 저의 친한, 제가 존경하는 판사, 친한 선후배 명단을 취합해서 관리하라라는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사실 저는 제 주변의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저를 대하는 거잖아요. 사실 그것 자체는 되게 소름끼치는 상황이죠. 만약에 그게 계속 진짜로 실행이 됐다면. 그렇게 한다고 써 있기는 했는데 저도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으니까.
◇ 정관용> 그런데 실제로 누가 옆에 와서 얘기하고 생각 바꾸려고 설득하고 그리고 직속 상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직원이랑 등등이 불러서 무슨 무슨 얘기하고.
◆ 차성안> 그런데 그게 또 거기도 보는 것처럼 역풍을 맞지 않기 위해서 모르겠지만.
◇ 정관용> 조심스럽게.
◆ 차성안> 누구나 조심스러워 하고 걱정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거기 보면 행정처가 개입하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해야함을 되게 강조하거든요. 그런 게 좀 소름끼치는 면이 있습니다.
◇ 정관용> 행정처가 동향파악을 해서 대응 방안을 만들어서. 이러면 대법원장한테 보고되는 거죠?
◆ 차성안> 저도 단정할 수는 없지만.
◇ 정관용> 최소한 법원행정처장도 대법관이잖아요. 거기까지는 보고되는 거죠.
◆ 차성안>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법원행정처장이든 아니면 대법원장이든 밑에 대응방안대로 지시를 하는 거죠? 소리소문 나지 않게 역풍 맞지 않게 차성안 판사한테 이렇게 이렇게 해 그러면 그대로 했다는 거 아닙니까?
◆ 차성안> 그럴 가능성이 높은 거고 아까 징계의 가능성도 검토를 하고.. 이제 다양한 대응방법들이 계속 논의되어서 저도 모르게 뭐가 또 됐을 수도 있죠, 저도 알 수는 없지만.
◇ 정관용>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신 것은 없나요?
◆ 차성안> 그 얘기가 나오는데 제가 이제 해외연수 갔다 와서 지방근무 3년이 있었고.
◇ 정관용> 그게 의무죠?
◆ 차성안> 누구도 깰 수 없는 관행이고. 그 안에서 쌓는 것이 고만고만해서 저 같은 경우는 그렇게 선호하지도 않는 민사재판의 재판방식을 제가 바꾸고 싶어서 독일식으로 5분 재판을 30분으로 늘려서도 해 보고 기록도 훨씬 더 철저하게 파악하고. 그런 식으로 해서 제가 불이익을 받을 게 없었습니다. 다만 이제 미래적으로 제가 원하는 보직에, 소위 좋아하는 보직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데 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은 사실 강해졌죠. 사실 약간 각오한 면도 있고.
◇ 정관용> 차성안 판사 한 분이 아닙니다. 여러 분들이 이런 동향파악의 대상이 되는데.
◆ 차성안> 그렇죠, 판사님들 십수 명, 20~30명이 나와 있죠.
◇ 정관용> 게다가 지금 비밀번호 때문에 보지도 못한 문건이 760건이라고 하고.
◆ 차성안> 맞습니다.
◇ 정관용> 법원행정처 하드디스크는 아예 확보도 못했다는 거 아닙니까?
◆ 차성안> 행정처에서 거부를 해서 조사하지 못한 이제 임종헌 전 차장님 하드와 그다음에 비밀번호 걸린 700여 개의 파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걸 열어서 보는 절차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되고. 이제 거기에 따라서.. 모르겠습니다. 저에 대한 문건이 또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겠죠. 다른 판사님들과 관련한 문건도 더 많이 나올 수도 있고. 저도 알 수는 없지만.
◇ 정관용> 이 문건에서는 우리 차 판사님도 대단히 칭찬을 했어요. 독일연수 후에 방대한 양의 충실한 해외연수 보고서로 행정처에서 호평을 받았음.
◆ 차성안> 실제로 저한테 사적으로 부탁하신 부분까지 제가 다 잘 해드렸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재판 준비에 매우 철저한 성실한 성격의 소유자. 재판 전날은 거의 밤을 세우고 수시로 야간 및 주말 근무.
◆ 차성안> 그 당시에는 열정이 많이 더 있었던 시기입니다.
◇ 정관용> 이렇게 평가까지 하면서도 그러나 이런 문제되는 글들을 쓰고 있으니 이 사람 뒷조사를 해 보니 대학 때는 이랬었고 성향이 이러하니 앞으로 우리 예의주시해서 이렇게 합시다 이런 거 아닙니까?
◆ 차성안>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런 걸 보시고도 차분하실 수가 있으세요? 판사는 그래야 됩니까?
◆ 차성안> 제가 한번 생각해 봤는데 어느 순간 저도 이런 실체를 알지 못했지만 뭔가 계속 두려움 때문에 절제하는 어떤 모습이..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이런 식의 의심을 하는 것도 약간 과도한 음모론에 빠진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로서는...
사실 감정적으로 작년에 한 번 저에 대해서 소위 이런 동향, 뒷조사 파일이 작성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걸 알고 충격을 먹고 제가 한번 약간 한번 감정적으로 무너진 적이 있거든요, 작년에 이미. 그래서 그때 한번 이 과정에서 뭔가 있구나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해서 그런 과정도 겪고 해서.. 이번에는 자꾸 속이 쓰리기는 하는데요, 계속해서. 심하게 울지는 않더라고요, 최소한.
◇ 정관용> 아직 사실관계는 분명히 밝혀져야 하겠습니다마는 왜냐하면 대법관들은 전혀 영향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 관련돼서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가 어쩌구 저쩌구 한 부분 있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차성안> 영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그 전에 일단 거기 보면 행정처가 1심이나 2심 판결 동향을 사전에 파악해서 알려주려고 했다는 정황은 분명히 나오고 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보면 상고법원 이슈와 연결시켜서 오히려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런 식의. 그러니까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가도 중요하지만 마치 미칠 수 있는 것 같은 외관 또는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걸 가지고 그런 식의 접촉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 자체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거거든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사법부에 대한 공정성의 외관은 깨져버린 거니까. 국민들이 이걸 아는 순간 지금 부끄러워서 재판 못하겠다는 판사들 많거든요, 이걸 읽고. 그러니까 대법관님들이 인터뷰를 하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믿고 싶고.
◇ 정관용> 영향 안 받았다고 믿고 싶다.
◆ 차성안> 그리고 앞으로 그 700여 개 파일을 열어봐서 실제로 그런 정황들 또 누가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세세하게 밝혀내면 그리고 실제 영향을 받은 게 없다고 되면 대법관님들도 명예를 회복하지 않을까. 그런데 다만 그런 식으로 행정처가 구체적 재판을 가지고 사법행정부와 거래하려는 그런 외관을 보이는 것.
그리고 개인적으로 다른 사건이기는 한데. 정당 관련된 사건 진행 절차와 관련해서 행정처에서 주심 판사님한테 전화를 했다. 이런 얘기를 사실 저도 몇 년 전에 들은 적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시기를 조절해 달라, 대법관 동의하니까 중요한 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으니까. 그런데 그분도 훌륭한 분이어서 당연히 저는 거기에 응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 식의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인용기각, 유무죄가 아니더라도 그런 절차에 관여하는 것. 여기서도 지금..
◇ 정관용>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달라는 얘기들. 그걸 우리가 받아줄 테니 상고법원 요구 받아줘라 이런 식으로 거래하려고 했던 흔적들.
◆ 차성안> 그런 의심을 받죠. 그런데 실제로는 회부할 만하니까 했을 수도 있죠. 그런 식의 외관을 가지고 거래하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되게 위험한 행동이죠.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김명수 대법원장은 철저히 더 조사하겠다. 그러나 이걸 강제수사, 검찰에 맡길 수는 없다. 법원 내부가 알아서 한번 해 보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 차성안> 그러니까 사실 저도 여론조사를 봤습니다. 70% 정도가 다 수사를 원하고 있던데. 그러니까 한 번 더.. 이번 일도 사실은 법관들이 다 만들어낸 거거든요. 작년에 파일 조사 거부하니까 3000명의 판사들이 1년 거의 가까이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역사상 처음으로 선출해서 뽑아서, 4차례나 해서 요구해서 그나마 여기 해서 이번에 저희가 열어서 보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저희가 다시 한 번 더 노력을 해서 또 앞으로 전국법관회의 상설화 규칙이 대법관 회의 규칙 회의에 올라가 있거든요. 거기에서 통과되고 하면.. 저는 법관들이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명명백백하게 밝혀낸 다음에 징계절차가 필요하면 징계를 하고 또 형사절차가 필요하다면 또 대법원장님이 또 형사소송법상 고발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처리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선후의 문제지 만약에 형사처벌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판사라고 하더라도 법에 따라 처벌하는 걸 피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 요청을 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러나 지금 바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 차성안> 그러니까 사실은 저희를 한번 믿어달라는 거죠. 법관들이 스스로 자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사실은 일선 법관들이 재판을 독립을 수호하는 좋은 경험이 되거든요. 사실 작년에 그런 싸움을 통해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하면서 많은 판사들이 성장했어요. 원래도 그러셨지만 행정처나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한번 더 그런 기회를 주시고 문제가 있으면 저도 언제든지 대법원장이든 누구든 비판을 하려는 각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일선 판사들이 지금 차성안 판사 생각과 비슷한 분들이 많습니까?
◆ 차성안> 사실 제가 다 조사를 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그래도 과반수 이상. 특히 이제 표현이 이상한데, 희망적이게도 젊은 판사님들일수록 공감하시는 분이 좀 더 많은 것 같고. 생각이 다른 분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분들이 다시 뜻을 묻고 의지를 모아서 한번 개혁해 보겠다. 진상 밝히고 징계할 거 하고 처벌할 필요가 있으면 고발해서 형사처벌까지 하고 또 제도개선까지 해 보겠다.
◆ 차성안> 맞습니다.
◇ 정관용> 될런지 안 될런지 지켜보겠습니다.
◆ 차성안> 지켜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90%의 판사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묵묵히 재판하고. 믿어주십시오.
◇ 정관용>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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