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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韓 첫 애플스토어…"1차 출시국 포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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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가워요" 韓 첫 애플스토어…"1차 출시국 포함될까"

    500번째 애플스토어 마니아들 "노숙 불사"…"배터리 게이트에 1인 시위도"

    27일 오전 고객들이 애플의 국내 첫 유통매장인 애플스토어 '애플가로수길'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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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7일 토요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한복판에서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한국의 첫 애플스토어가 공식 오픈했다. 정식 명칭은 '애플 가로수길(Apple Garosugil)'. 전 세계 500번째 애플스토어다. 국가 순으로는 23번째다.

    애플은 2001년부터 애플스토어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오기까지 17년 걸린 셈이다.

    그간 애플스토어가 전무하던 한국에 드디어 첫발을 디딘 것만으로도 애플마니아들을 설레기에 충분했다.

    체감 온도 영하 20도가 훌쩍 넘는 한파에도 가로수길에는 국내 첫 애플스토어에 들어가려는 충성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가로수길을 따라 수백명이 문 열기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국내외 취재진도 몰리면서 열기를 더했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개장 1호 방문객은 전날 오후 3시부터 기다렸다고 한다.

    문을 연 지 1시간이 지났지만, 줄은 그대로였다. 들어가는 만큼 사람들은 줄을 섰지만, 좀처럼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이날 140명의 직원들은 총동원돼 손님 맞이에 나섰다. 문을 들어서는 방문객 한명 한명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반가워요"를 외쳤다. 아이폰 케이스 모양 사은품도 건넸다. 안에는 "반가워요"라고 적힌 하얀색 티셔츠가 담겼다.

    오픈 2시간이 지나서야 들어간 가로수길 스토어에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방문객들로 붐볐다. 매장 내부 곳곳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을 직원들이 "축하"해주는 것이다.

    한 직원들이 "000을 주문해주셨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외치면 곳곳의 다른 직원들이 함께 박수와 함성을 터뜨리고, 주변에 있던 방문객들도 덩달아 웃으며 손뼉을 친다. 문밖에서 기다리는 순간부터 매장을 떠나기 전까지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넘쳐났다.

    27일 오전 고객들이 애플의 국내 첫 유통매장인 애플스토어 '애플가로수길'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스토어 전면이 7.6m의 통유리로 돼 있어 외부에서 내부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로수길과 가장 가까운 유리 안쪽에 네 그루의 고무나무가 눈에 띈다. 애플스토어가 가로수길 일부인 것처럼 외부와 어우러지도록 한 노력이다.

    내부에는 아이폰부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등이 진열돼 직접 체험해보도록 했다.

    보통 휴대전화 매장은 보안을 위해 케이블로 제품을 테이블을 연결해 고정하지만, 가로수길 스토어는 충전 장치와 분리해 자유롭게 체험해볼 수 있다. 아이폰을 케이스 코너에 가져와 직접 끼워볼 수 있고, 옆 테이블에 있는 기기와 만져보는 등 직접 비교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몰래 제품을 들고 나갈 수는 없다. 나가도 소용없다. "스토어와 일정 거리 멀어지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바뀐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아이폰, 맥북 등 애플의 모든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아이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 등의 다양한 강의도 진행된다.

    스토어 양쪽의 '애비뉴(Avenue)'에서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다. 애플 제품과 연결해 사용하는 서드파티 제품과 각종 액세서리를 체험해볼 수 있다. 문을 들어선 뒤 왼쪽에는 헤드폰과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오른쪽에는 아이폰 케이스와 애플워치 밴드 등이 진열돼있다.

    코딩 체험 공간도 있다. 아이패드에 'moveforward(앞으로 이동)', 'moveToRight(오른쪽으로 이동)' 등의 컴퓨터 언어를 입력하고 '코드 실행'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명령어대로 움직인다.

    가장 안쪽 벽에는 벽면 전체를 가리는 커다란 6K 디스플레이로 된 '비디오월'이 있다. 앞에는 작은 의자들이 옹기종기 배치돼있는데, 평소 애플 제품 소개 영상이나 사용 팁 등을 담은 영상이 나온다.

    이곳은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등 애플 제품 기능이나 서비스 등을 알려주는 애플 교육 세션이나 이벤트 발표 등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애플은 이 공간을 '포럼'이라고 불렀다.

    비디오월 뒤쪽, 계단을 내려가면 '보드룸(BoardRoom)'이 있다. 주로 교육자와 개발자 등이 현업에 도움이 되는 조언과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은 개방이 되지 않았다.

    27일 오전 고객들이 애플의 국내 첫 유통매장인 애플스토어 '애플가로수길'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가로수길 스토어에는 총 15개 언어를 할 수 있는 지니어스가 있다. 모든 애플 제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수리든, 제품에 관한 것이든, 기능이든 상관없다.

    방문만 하면, 누구나 30분가량 진행하는 '빠른 시작' 세션을 들을 수 있다. '포토 산책'이나, 창업가들을 위한 '노하우: 비즈니스 연결성 향상' 등과 같은 세션 등이 진행된다.

    한편, 1인 시위자도 있었다. 그는 "뉴턴이 사과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당연한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알아냈듯이 휴대폰도 당연히 오랫동안, 처음 산 그날과도 같은 물건이 좋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폰 모델과 아이패드, 맥북 등을 모두 사용해왔는데 이번 배터리 사태와 관련해 애플의 책임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애플사의 애플스토어 개장에 대한 논평'을 통해 "애플사는 국내 아이폰 소비자들을 홀대하고 우롱하며 멸시하는 차별정책을 펴왔다"면서 "이번 스토어 개장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01년 애플스토어가 개설되기 시작, 전 세계적으로 22개국에 설치됐고, 가장 꼴찌인 23번째로 우리나라에 1곳이 개장했지만 스토어 면적이나 운행점 수 등 타국가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시늉에 불과할 뿐 월등한 차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아이폰 출시에서도 우리나라는 항상 4~7차 출시국으로 밀려나 있고, 가격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가격에 책정했다"면서 "뒤늦은 스토어 개장으로 생색낼 게 아니라, 악의적 업그레이드로 피해를 본 국내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그 피해를 보상하는 절차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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