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호영 기자)
180여 명의 사상자가 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의 원인은 1층 응급실 내 환복·탕비실 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환복·탕비실'은 병원 건물 건축대장에는 없지만 병원 측이 일부 시설을 개조해 응급실 안에 만든 시설이다. 경찰은 세종 병원 건물의 불법 구조 변경과 화재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재모 법안전과장은 2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화재 발화 추정 부위가 1층 응급실 내 환복 및 탕비실로 추정된다"며 "여기 천장에서 아래로 연소가 진행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과장은 "천장 배선에서 전기적 특이점을 발견했다"며, "여기서 전기적 특이점이란 단락 또는 합선 등의 표현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천장에 배선된 전선을 수거해 정밀감정 후 화재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화재가 발생한 뒤 유독가스가 1층 위로 확대된 이유로는 "천장 내부에 있던 스티로폼"을 지목했다.
고 과장은 "천장 구조가 슬라브 바로 밑에 스티로폼이 접촉돼 있고, 거기에 난연성 일부 물질이 층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전기 배선과 석고보드로 돼 있다"며 "전기 배선에 의해 스티로폼이 연소되면서 유독성 가스가 많이 나왔을 것이고, 연소 확산에 주 요인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이어 "제천 스포츠센터 주차장 천장하고 거의 유사한 구조"라며 "드라이비트라고 불리진 않지만, 어쨌든 마감재에 스티로폼이 있었고 연기가 많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난연제를 바른 스티로폼에 불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는 "건축을 하다 보면 언제나 틈새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 과장은 "해당 공간에서는 소화기 분말로 추정된 물질도 발견돼 정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국과수는 전선의 단락이나 불완전 접촉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천장에서 수거한 전등용 전기 배선과, 콘센트 전원 배선을 수거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28일에도 정밀 감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1층 뿐 만 아니라 건물 전 층에 대해서도 감식을 진행해 연기가 어떤 이유로 급속히 빨리 번졌는지 살펴보고, 소화기 사용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이 불법 구조 변경을 한 만큼 화재와의 연관성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