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김민수기자
일본에서 5,60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가상화폐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자유로울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27일 일본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체크가 새벽 0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에 공인받지 않은 외부인이 접속해 고객들이 맡겨둔 580억엔 상당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가져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580억엔은 우리돈 약 5,648억원 정도로 지난 2014년 일본 마운트곡스 거래소에서 발생했던 470억엔, 우리돈 약 4577억원 상당의 가상화폐 해킹 사건을 뛰어넘는 것으로 역대 최대규모의 사고이다.
코인체크는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가 사라지지는 않았다"면서 "좀 더 정확한 조사를 위해 모든 암호화폐의 엔화 인출 및 거래를 중단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코인체크 측은 26일 오전 3시쯤부터 해킹이 시작됐고 8시간이나 지난 같은날 오전 11시쯤 이 사실을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거래를 중단시켰다고 밝혔지만 넴이 정확하게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킹사고와 관련해 코인체크 측이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곳에 자산을 맡긴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건에 대해 비트코인과 디지털 화폐의 굴곡진 9년 역사에서 최대의 해킹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열풍을 냉각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에서 이렇게 사상 최악의 가상화폐 해킹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가상화폐와 관련한 보안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거래소 3곳이 4차례 해킹으로 248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었고 개인정보도 3만개 정도가 유출됐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정부가 실시한 가상화폐 거래소 10곳의 보안 실태 점검결과 모두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템이 일반 인터넷망과 분리돼 있지 않은 곳들이 많았고 방화벽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부는 연 매출 100억 원을 넘거나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0만 명을 넘으면 정보보안 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해 이 조건에 해당하는 대형 거래소는 4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인증대상 역시 금융기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인증대상이 아닌 중소거래소도 많아 해킹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