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난 경남 밀양 가곡동 세종요양병원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사진=경남도민일보 제공)
180명의 사상자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와 관련해 세종병원에서 이뤄진 무분별한 불법 증축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병원은 건물 전체면적의 10분의 1을 불법 증.개축하고도 영업을 계속해 왔다.
◇ 불법 건축 면적 147㎡, 전체 면적의 10% 차지불이 난 세종병원 내 불법 증축 규모는 모두 147.04㎡로 확인됐다. 병원 전체 면적이 1천 489㎡인데, 불법 증축은 전체 면적의 10%에 해당되는 셈이다. 통로로 연결된 요양병원과 별도 건물인 장례식장 등까지 포함하면 총 265.22㎡에 달한다.
장소별로는 모두 12곳이 불법 증.개축됐다. 2006년에 1층 응급실과 4층, 5층 입원병동과 부속건물에 식당, 창고 등 불법건축물 7개를 지었다. 또, 바로 옆 요양병원과 장례식장에도 차고와 사무실 등 건축도면과는 다른 건축물이 5곳이 추가됐다.
불법 증축면적을 더하면 소방법상 옥내 소화전을 설치해야 하지만, 서류상 신고된 연면적이 적용돼 옥내 소화전은 설치되지 않았다.
◇ 세종병원, 벌금내면서도 증축…사실상 '배짱 영업'밀양시는 2011년 세종병원의 불법 증축 사실을 파악해 병원 측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해마다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행강제금은 시정이 될 때까지 매년 부과되지만, 병원은 원상 회복은 커녕, 과태료를 내면서도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유지했다.
병원은 2015년과 2016년에 부속건물과 장례식장을 또 다시 증축하는 등 오히려 추가 증축을 거듭했다.
6년동안 3천여만 원을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버젓이 '배짱영업'을 한 것이다.
◇ 불법증축 연결통로 통해 연기 확산됐나?이같은 불법 증축은 이번 사고의 피해 확산 원인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에 연기가 급속히 퍼져 나간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경찰은 불법 증축이나 개조 때문에 인명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불이 처음 발생한 1층에서 유독성 연기가 위층으로 빠르게 확산된 경로를 불법 증축된 2층 연결 통로로 보고 있다.
최치훈 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2층 연결 통로가 외부하고 막혀 있다 보니까 내부로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불법증축으로 인한 환자 밀집도 원인병원 규모에 비해 환자들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병원의 2016년 진료인원을 보면 일 평균 입원환자가 74.5명, 외래환자는 135.9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환자 120명에 이르는 셈이다. 거기에다 환자들 대다수는 손이 많이 가는 노년층이다.
실제로 2,3층을 개조해 병상수를 늘렸는데, 불법 증.개축을 통해 환자가 병실에 밀집이 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가능하다.
반면, 의사는 법이 정하고 있는 최소인력의 3분의 1, 간호사는 6분의 1에 불과해 부족한 의료진이 갑작스런 사고상황에서 많은 환자들에 대한 대처를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 경찰 불법 증축 피해 확산 여부 관련 집중 수사경찰도 불법 증개축이 화재와 연기 확산 등 피해를 키웠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또, 불법 건축물들이 환자 대피와 소방 구조활동에 방해가 됐는지 여부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관계자를 상대로 증축으로 인한 병원 구조와 대피 동선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인허가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