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현직 여검사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잠적했다. 최 의원은 30일 오전 이 의혹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정면 반박했지만, 추가로 임은정 검사의 폭로와 동시에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의원의 은폐 의혹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취재진이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최 의원의 개인 휴대폰은 전원이 꺼진 상태였고, 최 의원실 또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건의 전말은 현직 검사인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지난 26일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법무부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서 검사는 자신이 올린 글에서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옆 자리에 동석했던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태근 검사가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며 "해당 사건 이후 갑작스러운 사무 감사를 받으며, 그간 처리했던 다수 사건에 대해 지적을 받고 그 이유로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았으며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 의원이 성추행 사실을 앞장서서 은폐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9일 경기 고양시 소재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한국당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최 의원은 이에 대해 "(서 검사 관련 성추행 사건을)전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며 "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를 끌어들여 실명을 드러나게 하냐"고 반박했다.
더불어 최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저는 서지현 검사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저는 2009년 8월부터 2011년 8월까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였고 서지현 검사는 2011년 2월 서울북부지검에서 여주지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지현 검사도 당시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무마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사건 내용을 알지도 못하였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부인했다.
(사진=자료사진)
최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임 검사가 정면 반박하면서 의혹은 더 짙어졌다.
임 검사는 지난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교일 전 국장이) 저의 어깨를 갑자기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 그리 호통을 치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게 탐문을 부탁한 감찰 쪽 선배에게 바로 가서 상황을 말씀드렸다. 결국 감찰이 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모 검사님(서 검사)이 그간 흘린 눈물이, 어렵게 낸 용기가 검찰을 바로 세우는데 큰 자양분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기록상 인사에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던 유보적 입장에서 전환한 셈이다.
법무부는 대변인실 명의로 "성추행 부분과 관련하여, 법무부는 오늘 대검찰청에 2010년 법무부 안 모 국장 성추행 여부 등 서 검사가 제기한 문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여 엄정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최 의원이 도덕적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