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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럼프 국정연설에 드러난 대한민국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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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트럼프 국정연설에 드러난 대한민국 현주소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 본토를 위협한다"면서 "그에 대응해 최고의 압박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런가 하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불공정한 무역협상을 거론하면서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로운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북한'과 '대미 무역'이라는 두 가지 사안은 매우 민감하고도 실재적인 것으로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확실히 했다. 그는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보다 더 완전하고 잔악하게 자국 시민을 탄압하지 않았다"면서 독재자의 철권통치와 인권유린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연설 도중 북한에 15년 간 구금돼 있다가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끝내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 비어 군의 부모를 연설 도중 직접 불러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한 뒤 전체 상·하의원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받게 했다. 이어 북한에서 두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고도 자유를 찾아 탈북한 지승호 씨의 스토리를 소개한 뒤 역시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박수를 받게 했다.

    트럼프가 웜 비어의 부모와 지승호 씨를 연설장에 등장시킨 것은 북한 정권의 실상과 인권 유린의 잔악상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압박 작전의 정당성과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였다. 그는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줬다"면서 "과거 정권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에 더 이상 끌려 다니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입장도 강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무역 규정의 이행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들과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 강화로 현재 한미 간에 벌어지고 있는 반덤핑 관세 부과와 재협상에 들어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파도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알려주는 대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드러난 북한 핵문제와 한미 무역문제는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치명적일 수 있는 사안들이다. 더욱이 이날 연설 내용을 보면 우리에게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북한 핵 문제는 여전히 압박 중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국산 가전제품의 관세율 인상으로 본격화된 보복무역은 철강과 베어링, 섬유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역시 시간이 갈수록 우리에게 불리해질 것이 뻔하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가 결코 만만치 않은 험로임을 알게 해 준 국정연설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으로 모처럼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해서 미래를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평창 올림픽이 열린다고 해서 북핵 위기가 가라않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율 인상에 항의해 우리나라가 WTO에 제소했다 해서 우리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미가 FTA 재협상을 한다 해도 우리나라가 유리한 쪽으로 개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트럼프가 집권한 미국은 군사적이건 경제적이건 철저히 자국 보호 중심이다. 김정은의 북한 역시 정권 유지의 마지막 보루인 핵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물러날 분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입지만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나마 평창 올림픽이라는 한시적인 스포츠 이벤트 때문에 남과 북이 대화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마저도 속절없는 일회성 스포츠 대화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이제 우리는 개방보다는 보호라는 경제·군사적 이기주의에 뿌리를 둔 21세기 신세계경제질서를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외부 도전에 응전할 수 있는 경제·군사·문화 등 모든 분야에 강력한 힘을 갖추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통해 알게 된 상식 같지만 무서운 현실이자 세계사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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