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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비트코인 1월 초 정점 찍고 '수직낙하' 중

    세계 각국 규제 속에 '테더 쇼크' 악재 겹쳐, 한때 800만원선 붕괴

    매번 최고점을 찍으며 치솟던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2일 가상화폐 맏형격인 비트코인이 투자자들의 심리적 하한선인 1천만원 아래로 떨어지더니, 이날 오후 9시쯤 800만원선까지 붕괴됐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리플,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은 이날 하루 종일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사진=빗썸 캡처

     

    2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새벽 5시 10분쯤 992만 1천원을 기록하며 1천만원선이 최초 붕괴됐다가 곧 반등했다. 오전 6시 40분쯤에는 1056만 6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전 10시쯤에는 887만원을 기록, 900만원을 밑돌았다. 금세 900만원대로 회복됐지만, 오후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9시쯤에는 800만원선까지 붕괴됐다. 오후 9시 10분쯤 794만 3천원에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이날을 '검은 금요일'로 명명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 1월 초까지 비트코인을 포함한 비트코인의 가격은 끝없이 치솟았다.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로 오른 1월 6일에는 2598만 8천원을 찍었다. 현재는 최고점과 비교해보면 3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올랐고 그 뒤로 리플과 이더리움도 번갈아 상승했다.

    그러나 가상화폐 가격은 1월을 정점으로 수직 낙하 중이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후 9시 현재 비트코인의 시총은 1312억 달러다. 1월 1일 시총이 2376억 달러였음을 감안했을 때, 한 달 만에 1064억달러 (약 115조)가 사라진 셈이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세인 이유는 전 세계 정부의 규제가 더욱 강화된 까닭이다. 가장 규제가 강경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거래소에서 위안화 거래를 차단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가상화폐를 획득하는 채굴마저 금지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해 돈줄을 조이며 규제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거래소 완전 폐쇄도 여전히 가능한 옵션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화된 규제가 나올 수도 있다. 인도도 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규제 방안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심리는 위축됐다.

    세계 각국 규제에 더해 '테더 쇼크'까지 악재가 겹쳤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글로벌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비트피넥스와 가상통화 스타트업 테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세 조작 의혹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테더는 달러와 1대 1의 교환 비율을 지녀 다른 가상화폐와의 교환 수단으로도 쓰이고 있는데, 테더 측이 테더 발행량 만큼 달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이들은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던 지난해 11~12월 테더 코인 19억개를 집중적으로 발행해 가상화폐 시장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에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폭락장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제야 가상화폐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9천 달러 아내로 내려왔으나 그것이 근본적인 가치에 도달하려면 90% 더 빠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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