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의 한 청소년 수련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민간 안전요원들의 모습. 이들 중 일부는 현재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과 수련원 내부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평창올림픽 민간 안전요원 천여 명이 묵고 있는 숙소에서 노로바이러스가 발병해 수용자들이 격리되는 등 조직위원회 등의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한 인력 파견업체가 해당 숙소에 자사 직원 280여 명의 추가 입소를 강행하고 나서 노로바이러스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해당 인력 파견업체에 따르면 이들은 대학생 등 입소 예정 직원 280여 명을 당초 계획대로 이날 오후 1시까지 진부역 대기실에 집결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이후 직원들을 버스에 태워 노로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도 평창군의 한 청소년수련원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지난 4일 CBS노컷뉴스는 노로바이러스 확진자가 발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후 현재 파악된 노로바이러스 확진 환자만 36명으로 집단 발병이 기정 사실화했다.
해당 인력파견업체가 자사 직원들에게 보낸 전체 문자.(사진=독자 제공)
해당 업체는 그러나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이 업체 관계자들은 '숙소에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생겼다던데 숙소 변경 계획이 없느냐'는 입소 예정자들의 문의에 "현재 의심되는 환자를 격리조치해 관리하고 있다. 확진자가 아직 없어서 다행이다"고 답했다.
그후 해당 업체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보낸 전체 문자에서 "현재 다른 업체에서 일하는 보안요원들 중 (노로바이러스로) 확진을 받은 환자 1명 및 의심되는 보안요원 여러 명이 격리조치돼 병원에 있으며 숙소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숙소를 운영요원들만 사용하도록 한 층을 전체 빌려서 사용할 것이므로 확실히 격리돼 생활할 예정이다"며 "걱정되겠지만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조치하고 있기에 공지대로 1시까지 진부역으로 와주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철문 하나 사이로 이들이 머물 숙소와 민간 안전요원들이 머무는 숙소가 분리돼 있고 식당이 하나 뿐이어서 해당 인력 파견업체가 주장하는 '확실한 격리'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련원 내 주차된 카라반에서 홀로 쉬고 있던 민간 안전요원 A(21) 씨는 "전날 아침을 먹은 뒤부터 처음엔 속이 안 좋다가 점점 몸에 힘이 없어지면서 온몸이 아프다"며 "간밤에 토를 하고 난 뒤에도 아직까지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좋다"고 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이후에나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비슷한 시각 또 다른 민간 안전요원 이모(여·대학 3학년) 씨는 해당 수련원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나 "밤사이 구토 등 증상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다"며 병원에서 차고 있던 환자 식별용 팔찌를 내밀었다.
이 씨는 "몸이 아프니 이제 그만 회사를 그만두고 수련원을 떠나겠다고 했더니 업체 관계자가 '이 수련원이 격리조치될 예정이라 나갈 수 없다'고 했다"며 "돈 벌러 왔다가 병에 걸리고, 이제 집에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