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제공)
마르틴스 두쿠르스(34, 라트비아)는 스켈레톤 황제다.
2009-2010시즌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2016-2017시즌까지 1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황제라는 타이틀에 모자람이 없는 선수였다.
그런 황제를 멈춰세운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6년도 채 되지 않은, 두쿠르스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 처음 썰매를 잡은 젊은 한국 선수. 바로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4)이다.
윤성빈이 처음 스켈레톤을 접한 것은 2012년. 당시 체대 입시를 준비하려던 윤성빈은 체육 교사의 권유로 스켈레톤을 시작했다. 당시 스승이 김영태 서울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이사였다.
마치 스폰지 같이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흡수했다. 2012-2013시즌부터 세계 무대에 도전했고,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4위에 올랐다. 이후 거침 없는 상승세로 2016-2017시즌을 두쿠르스에 이은 세계랭킹 2위로 마쳤다.
그리고 2017-2018시즌 황제를 끌어내렸다.
윤성빈은 올 시즌 7번의 월드컵에서 5번 정상에 올랐다. 2개 대회는 은메달. 홈 이점이 큰 스켈레톤이지만, 윤성빈은 두쿠르스의 홈이나 다름 없는 독일, 스위스 등에서도 연일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세계랭킹 1위로 평창 올림픽에 나선다.
스켈레톤 대표팀. 가운데가 윤성빈이다. (황진환 기자)
윤성빈은 "지금까지 많은 시간 올림픽을 준비했기에 자신감이 있다. 올림픽에서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이라는 기분은 전혀 안 든다. 월드컵을 하나 더 치른다는 생각"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윤성빈은 8차 월드컵 출전 대신 귀국해 1월15일부터 31일까지 평창 슬라이딩 센터에서 훈련했다. 이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창 트랙에서 땀을 흘렸다. 남들보다 많은 타본 코스이기에 그만큼 유리하다.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총감독도 "트랙 훈련은 이미 다 마쳤다. 이제는 힘을 기르는 일만 남았다"고 금메달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