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가운데, 퇴직한 판검사의 변호사 개업에 제한을 둬 전관예우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판검사들 퇴직이나 사직후 변호사 개업 5년 금지 법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이 5일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자, 재판의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청원자는 "이 부회장의 재판을 보면서 그렇지 않아도 없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며 "판결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 대부분이 판사가 나중에 퇴직하고 삼성 법무팀으로 고액을 받고 가겠구나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로 사법부의 신뢰가 추락한 원인이 전관예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 많은 이들은 고액의 수임료로 이런(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유리한 결과를 받고 있다"면서 "상당수의 판검사가 재직시 재벌에 유리한 판결을 이끈 후 퇴직 후 해당 재벌의 법무팀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기술직은 기업 기밀 운운하며 동종 업종 5년 이내 이직 금지조항을 만들어서 제한하는데 공정해야 할 법집행에는 전관예우가 있다"며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더라도 법조인들의 사직이나 퇴직 시 5년간 동종업종 이직을 금지하기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판검사들 퇴직이나 사직후 변호사 개업 5년 금지 법안 청원합니다' 청원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이 알려지자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전직 법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법무팀에는 전관 출신 변호사가 다수 포진해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상균 법무팀장 사장, 조준형 법무팀 부사장, 안덕호 부사장 등이 법무 부문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김 사장과 안 사장은 판사, 조 부사장은 검사 출신이다.
또 임원으로 등재된 신명훈 법무실 담당임원과 김영수 SESA법인장은 판사 출신, 이상주 법무신 컴플리언스 팀장과 김재훈·김재훈 법무실 담당임원은 검사 출신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원이 보수적으로 판결을 한다는 시선이 있다"라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변호사를 많이 고용할 수 있겠지만 라인을 대기 위해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판장과 변호사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판사는 재판 중 많은 재량을 갖는다"면서 "변호사와의 관계에 따라 증거 제출 기한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결정적이진 않더라도 이런 하나하나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정형식 판사와 그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은 이날 3시 기준 18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