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희 상임위원장 (사진=공동사진취재단/자료사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9일 해외 정상들이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 주최 만찬 리셉션에 시각 입장해 5분여만에 자리를 떴다.
해당 공간에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방한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먼저 들어와 있었다. 이에 따라 펜스 부통령이 김 상임위원장과의 합석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 행보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 주최 만찬 리셉션은 이날 오후 6시 평창 용평리조트 내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앞서 오후 5시30분부터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리셉션이 열리는 옆 공간에서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리셉션에 참석하는 정상급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역시 오후 5시34분쯤 문 대통령과 김 여사와 악수한 뒤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하지만 리셉션이 시작될 때까지 펜스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리셉션은 약 10분간 지연됐고 6시 10분쯤 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행사는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겠다.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환영사를 했다.
뒤늦게 행사장에 나타난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옆방에서 대기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리셉션장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리셉션장에 있던 문 대통령이 밖으로 나와 펜스 부통령, 아베 총리와 함께 한미일 사진촬영에 응했다.
리셉션장에서 카메라 기자들이 퇴장한 뒤인 6시40분쯤 비공개로 입장한 펜스 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착석하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아베 총리만 자리에 앉아 식사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나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베 총리만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한 뒤 얘기를 나눴다.
결국 펜스 부통령의 이날 행보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와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낸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일 일본에서 아베 총리와 회동 후 "북한에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이 자리를 뜬 뒤 "오늘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6시30분 저녁 약속이 있었고 사전 고지가 됐다"고 뒤늦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