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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김여정 면담 '비핵화 언급'이 핵심 관건

북은 남에게 미국 설득할 명분을 줘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이한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늘(10일) 김정은 북 노동당위원장의 ' 메신저'인 김여정과 '역사적인 면담'을 갖는다.

지난 몇년간 북한의 핵미사실 고도화로 긴장이 최고수준에 도달하고 북미간 창구가 꽉 닫힌 상태에서 만남이라 모종의 '변곡점'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혈육인 김여정 제 1부부장 등 북측고위급 대표단을 11시부터 면담하고 오찬도 함께 한다.

핵심은 김여정이 가져왔을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이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여동생을 남측에 보냈는데 단지 올림픽만 위해 보내겠느냐, 북측에서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여정 제 1부부장의 북한내 위상은 북 고위급대표단의 동선에서도 확연하게 증명되고 있다.

김여정은 국가수반인 김영남 보다 '선글라스'를 낀 호위총국 경호원들의 경호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공항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김여정에게 '상석'을 먼저 권했고, 귀빈실에 먼저 도착한 뒤 김여정을 기다렸다.

청와대가 김여정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오찬만 하지 않고, 1시간 동안 사전면담을 갖는 이유도 양측사이 물밑교섭에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서 관건은 '북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할지, 언급을 한다면 어느 수위로 할지'로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여정에게 "상황 악화를 시키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이나 미사실 추가실험 등을 강행할 경우, 우리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 또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핵문제 언급을 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대로 "핵은 방어적 목적이고 억제용이며 환경이 조성되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다며 대화 분위기를 움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북은 비핵화 문제와 달리 남북관계 개선은 우리 정부가 부담스러울 만큼 적극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미 CNN은 이번 면담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미간 비핵화 논의가 없는 상태에서 남북관계 진전은 '불균형'을 가져오고 결국은 지탱할 수 없게 된다.

◇'미 강경파' 펜스 부통령의 리셉션장 작정 퇴장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야에서 드러난 미국의 메시지는 무례하다.

미 고위급대표사절로 방한한 펜스 부통령은 9일 개막식 리셉션의 영접라인(receiving line)에 뒤늦게 나타났고 리셉션장도 5분만에 작정하고 퇴장했다.

펜스의 행동이 미 강경파의 의도적 행보이고 우리 정부의 의전 실패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 행사 중간 밖으로 나가 펜스 부통령에게 "여기까지 왔는데 친구들을 보고가라"고 권유하며 설득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그의 의도된 시나리오대로 행동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핵문제를 풀어보겠다'라는 신호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상징적 인사와 같이 밥 먹는 것은 북의 태도를 '용인'하고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좌우지간 문 대통령은 리셉션 중간에도 밖으로 나가 '호의'를 베풀었지만 펜스 미 대통령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제관계의 현실이다.

결국은 이같은 강경파와 대화파가 뒤섞인 미국의 강경분위기를 감안하면 북한은 오늘 청와대 면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메신저' 김여정의 면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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