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 댓글조작·가짜뉴스법률대책단이 악성 댓글, 가짜 뉴스 유포 등 33건의 내용을 추가로 고소했다.
앞서 고소한 것과 합하면 모두 약 350건에 이른다.
집권여당이 국내 대표적인 여론 형성 장소인 네이버 댓글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 댓글은 그 동안 수 차례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과거 정권 차원에서 기획됐던 여론 조작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의심들이다.
네이버측도 이를 의식한 듯 악성댓글을 막기 위한 조치로 지난해 6월 뉴스에서 '댓글접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댓글접기는 많은 사람이 뉴스에서 특정 댓글을 보고 싶지 않은 글로 신고하면 자동으로 댓글이 보이지 않게 하는 기능이다.
네이버는 유입경로 체크, 유저 인증 체크, 이상 사용 패턴 감지, 비정상적인 유저 감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댓글 어뷰징 시스템을 방지하고 있다.
네이버 ID당 하루 작성 가능한 댓글 수도 20개, 답글 수 40개로 제한돼 있다.
과연 그럴까?
네이버가 제공하는 주간 댓글 많은 뉴스 중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4개 분야별로 논란이 뜨거웠던 기사의 댓글을 분석해 봤다.
■ 기사1 사회 :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6·25 남침' 빠졌다(동아일보)
2018년 2월 5일 입력된 동아일보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이게 나라냐'라는 내용의 댓글이 9번 입력된 것을 알 수 있다.
■ 기사2 정치 :
문 대통령 "스포츠가 정치·이념 장벽 뛰어넘는 것 보여줄 것"(연합뉴스)
2018년 2월 5일 입력된 연합뉴스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문.재.앙....'라는 내용의 댓글이 28번 입력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기사3 경제 :
서민은 점심 한 끼도 버겁다…외식비 상승률 23개월 만에 최고(연합뉴스)
2018년 2월 3일 입력된 연합뉴스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였으니...'라는 댓글이 22번 입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기사4 문화 :
[인터뷰] "'괴물', 그는 성폭력 상습범…피해자 셀 수 없이 많아"(JTBC)
2018년 2월 16일 입력된 JTBC 기사의 댓글을 살펴보면 '고은 본명....'이라는 내용의 댓글이 3번 입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네이버의 대책에도 여전히 악성댓글이 계속 달려조사 결과 한 기사에 많게는 약 30개의 똑같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런 댓글 대부분은 특정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같은 댓글에 문구 일부만을 수정해서 다시 다는 사례도 자주 발견됐다.
기사별 댓글 내용을 워드클라우드로 살펴본 결과 사회, 정치, 경제 기사에서는 정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의 정책상 네이버 ID로 댓글을 남길 경우(페이스북, 트튀터 제외) 제일 앞 문자 4개만 공개되고 나머지는 ****로 표시된다.
하지만 무수한 기사들 가운데 하필이면 단일 기사에 첫 4개의 문자가 같은 ID가 일치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은 모두 동일한 아이디일 개연성이 높아보인다.
특히 이념 성향에 따라 찬반이 뚜렷히 갈리는 정치·사회 기사에서 동일 명칭으로 시작되는 ID가 많은 것과 달리 이념 지향성이 덜한 문화 기사에서는 비슷한 아이디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 아이디가 댓글을 계속해서 달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4개의 기사에 댓글을 가장 많이 입력한 ID를 확인한 결과 사회-정치-경제 기사에서는 동일 ID로 의심해 볼 수 있는 ID가 다수 발견됐다. 반면 정치적 성향이 거의 없는 문화 기사에는 동일 ID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는 댓글 작성자 ID의 앞 4개의 문자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측은 이들의 정확한 ID를 확인할 수 있지만 정책적으로 ID의 일부를 가린 채 노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 본인확인제 위헌 판결로 뉴스 댓글에서 네이버 ID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