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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만에 달라진 북한 선수들, 영어도 자유자재

스포츠일반

    3주 만에 달라진 북한 선수들, 영어도 자유자재

    • 2018-02-14 21:55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함께했던 지난 3주의 시간은 남과 북 선수를 하나로 묶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다.(사진=노컷뉴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잖아요. 젊은 여성들이고, 또 하키를 하구요.”

    비록 남과 북으로 나뉘어 만남조차 어색했던 이들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랜디 희수 그리핀의 눈에는 모두가 같은 동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0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공식화했다. 기존 발표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23명에 12명의 북한 선수가 더해진 대형 선수단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질적인 문화 속에 자란 이들의 화학적 결합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퍽을 상대의 네트 안으로 밀어 넣는 경기는 같았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중 사용하는 단어부터 모든 것이 낯설었다.

    단일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 새라 머리 감독은 빠르게 남과 북 선수의 융화를 이끌었다. 라커룸을 남북 선수가 고루 섞어 쓰도록 했고, 서로가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가감 없이 물어보게 했다. 이런 노력에 북한 선수 12명은 금새 마음을 열고 진정한 팀으로 뭉칠 수 있었다.

    라커룸에서 한국 노래를 듣고 흥얼거릴 정도라고 알려졌던 북한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은 함께 단일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선수를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일본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B조 3차전이 끝난 뒤 만난 랜디 희수 그리핀은 문화가 다른 북한 선수들과 생활을 묻는 외신 취재진의 물음에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한국 선수들은 영어가 익숙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팀에는 조수지라는 훌륭한 통역사가 있어 다행이었다. 아주 능숙하게 남과 북 선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조수지는 평소 훈련 때도 새라 머리 감독의 주문을 능숙하게 동료 선수들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 선수 12명이 단일팀에 합류했을 때도 같은 역할을 맡았다.

    랜디 희수 그리핀은 “북한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했다. 오늘 경기에서 벤치에 있는데 북한 선수들이 ‘라인 체인지(Line-change)’나 ‘페이스 오프(Face off)’ 같은 단어를 쓰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하키를 하는 젊은 여성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 선수들이 많이 친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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