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남자 싱글 기대주 차준환. (사진=노컷뉴스)
한국 남자 피겨의 기대주 차준환(휘문고)은 자칫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지난 1월 올림픽에 나설 선수 선발전을 겸해 열린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에서 2차 선발전까지 431.58점으로 459.12점을 기록한 이준형(단국대)에 27.54점 뒤져 평창행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68.60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을 합한 총점 252.65를 기록했다. 1~3차 선발전까지 더한 점수는 684.23점. 평창행이 유력했던 이준형(682.10점)을 따돌리고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힘들게 출전한 올림픽 무대. 차준환은 개인전에 앞서 열린 단체전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뽐냈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77.70점을 받았다. 올림픽에서 클린 연기가 목표라고 밝혔던 그의 바람이 실현된 순간이다.
당시 10명이 출전했던 단체전 남자 싱글에는 '점프 머신' 네이선 천(미국)을 비롯해 패트릭 챈(캐나다), 일본의 기대주 우노 쇼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수행점수(GOE) 감점 없이 연기를 펼친 것은 차준환과 알렉세이 비첸고(이스라엘) 등 단 2명뿐이었다.
한국이 단체전 5위 안에 들지 못하면서 프리스케이팅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차준환의 연기는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진출한 올림픽. 차준환은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까지 소화하면서 한국 피겨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3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최연소인 차준환은 14번째로 연기에 나섰다. 나이는 어렸지만 연기는 성숙했다. 떨릴 법도 했지만 점프 과제를 모두 깔끔하게 소화했다. 힘들게 출전했기에 그의 연기는 더욱 빛났다.
클린 연기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차준환. 그는 기술점수(TES) 43.79점, 예술점수(PCS)를 합한 총점 83.43점을 받았다.
이날 기록한 점수는 지난 201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받은 82.34점을 넘어서는 개인 신기록이다.
물론 이번 올림픽에서 차준환의 메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쟁쟁한 경쟁자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준환의 연기를 통해 한국 남자 피겨는 희망을 봤다. 그리고 '최연소' 차준환은 당당하게 한국 피겨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 '퍼팩트 아이언맨' 마의 9번 코스?…윤성빈은 완벽 공략★ [영상] '무한댄스'로 개회식 하드캐리…자원봉사 댄스팀 집중해부★ 컬링 세계최강 잡은 '팀 킴'…원동력은 팀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