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사진=노컷뉴스)
작은 썰매 하나에 몸을 의지해 시속 120km를 넘나드는 질주를 펼친다. 선수의 역량 만큼 썰매 등 장비의 성능이 중요하다. 바로 스켈레톤이다.
윤성빈(24, 강원도청)은 16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합계 3분20초5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분22초18 2위 티니카 트레구보프(OAR)와 1초 이상 차이나는 압도적 우승이었다.
스켈레톤의 장비는 과학이다. 물론 윤성빈이 흘린 땀이 금메달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장비도 윤성빈의 무기였다.
2012년 스켈레톤을 시작한 윤성빈이 2014-2015시즌 세계랭킹 5위까지 발돋움할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다 바로 리처드 브롬리(영국) 코치가 만든 썰매였다. 그만큼 스켈레톤에서는 장비가 중요하다.
일단 썰매는 몸체인 보디와 날인 러너로 구성된다. 보디는 80~120cm 길이로 폭 제한은 없다. 또 러너는 봅슬레이, 루지와 달리 칼날 모양이 아닌 파이프 형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썰매지만, 이 안에 과학이 숨어있다.
보디는 강철을 골조로 한다. 엎드리는 부분은 유리섬유로 제작된다. 보디를 선수 몸에 딱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브롬리 코치가 윤성빈의 체중과 체형, 스타일을 고려해 보디를 만들었다.
러너는 강철로 만들어진다. 아랫부분에 미세한 홈 2개가 있는데 바로 러너와 트랙 표면 마찰을 유도해 방향 전환을 돕는 기능을 한다.
무엇보다 온도에 따라 러너도 달라진다. 실제로 윤성빈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너를 5개에서 10개로 늘렸다. 온도와 습도 등을 모두 고려해 브롬리 코치가 러너를 선택한다. 러너의 휘어진 각도도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썰매의 가격만 2000만원이 넘는다.
윤성빈의 상징인 아이언맨 헬멧도 3차원 스캔을 통해 윤성빈에게 딱 맞췄다. 첨단 복합 소재로 만들어졌고, 자동차 제작 때 활용되는 풍동 시험까지 거쳤다. 헬멧 무게도 기성품(670~680g)보다 40~50g 가볍게 제작됐다.
유니폼 역시 얼음 조각과 러너에 다치지 않도록 특수 재질 섬유를 쓴다. 신발에는 스타트를 위해 발끝에 금속재질이 붙어있다.
윤성빈의 금메달은 땀과 과학의 합작품인 셈이다.
★'맞춤 썰매 제작' 윤성빈 금빛 레이스 도운 브롬리★'방과 후 활동으로 시작한 컬링' 최강 캐나다 울렸다★'가혹한 운명' 임효준·황대헌·서이라, 쇼트 1000m 준준결승 한 조★외신의 감탄 "넘어졌다고? 한국 쇼트트랙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