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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원봉사자의 눈물 "노로바이러스 확진, 격리 후 밥 안주고 방치"

사건/사고

    [단독]자원봉사자의 눈물 "노로바이러스 확진, 격리 후 밥 안주고 방치"

    조직위 "사흘간 보고 못받아, 관리체계 문제 인정"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에 나섰다가 노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3일간 식사도 제공받지 못한 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원봉사자의 수차례 문제제기에도 조직위는 사흘 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 자원봉사는 자비를 들여 끼니를 때우다 결국 자원봉사 참여 1주일 만에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조직위 관계자는 "제대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 노로바이러스 확진 후 격리…"밥 안 줘 항의해도 답변 無"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근무하던 A(25) 씨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 12일. 숙소가 위치한 원주로 퇴근한 이후에도 몸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노로바이러스 의심환자로 분류된 A 씨는 강릉의료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고 이후 다음날인 13일 밤 10시쯤 전화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격리나 별도의 조치 없이 A 씨는 그대로 숙소에서 머물렀고 14일 오전 9시 30분이 돼서야 격리됐다.

    더 큰 문제는 이때부터 벌어졌다. 격리된 A 씨는 '공동식당 출입금지'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어쩐 이유에선지 격리된 곳으로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다.

    A 씨는 담당 매니저에게 식사제공을 요구했고 조직위에도 전화해 항의했지만 조치는 없었다. A 씨는 어쩔 수 없이 숙소에서 나가 자비로 식사를 때웠다.

    격리된 지 3일만에 메일로 온 조직위의 답변은 그저 '담당 매니저를 통해 조치하겠다'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A 씨는 또다시 분노했고 뒤늦게 조직위는 '평창에서 식사를 배송하겠다', '인근 식당에 돈을 달아 놓을 테니 가서 해결하라'고 제안했지만 이미 A 씨의 몸과 마음은 상할 대로 상한 상태였다.

    결국 16일 늦은 밤, A 씨는 패럴림픽까지 예정돼있던 자원봉사를 스스로 그만두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 "자원봉사자 처우가 나아졌다고요?"… 여전히 열악

    A 씨는 CBS 노컷뉴스에 "단순히 식사의 문제를 떠나 한 사람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조직위의 무책임한 태도에 혼자 시내를 돌아다니며 끼니를 해결했다"며 "나라를 위해 봉사하러 왔지만 그저 아프다는 이유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직위 관계자는 "어쩐 이유에선지 A 씨에 대해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담당부서도 나흘이 지나서야 처음 알았다"며 "일반적으로 (환자를) 세세하게 관리하지만 이번 경우는 관리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셔틀버스 수송로 시작된 자원봉사자의 처우 논란은 폭언·욕설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후엔 노로바이러스 감염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3일에는 모의 개회식을 앞두고선 자원봉사자들이 '집단 보이콧(Boycott·거부)'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처우 개선을 약속했고 이후 대통령 내외까지 나서 자원봉사자를 격려했다.

    지난 17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를 찾아 자원봉사자들을 치하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를 찾아 "자원봉사자가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개회식 당일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한국말로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올림픽 현장 곳곳에서는 자원봉사자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A 씨는 "평창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정신적으로 너무 많이 지쳤다"며 "수차례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조직위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고 결국 보고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계속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같은 사람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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