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가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가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기대를 모은 올림픽 3연패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오른 이상화에게 메달 색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일본 고다이라 나오(36초94)에 0.39초 뒤진 2위. 은메달로 경기를 마쳤다.
100m 기록은 이상화가 10초20으로 고다이라(10초26)보다 더 빨랐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에서 흔들리며 아쉽게 기록 단축에 실패했다.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는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금까지 자신을 억누르던 압박감과 이제야 끝났다는 안도감에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기대를 모은 올림픽 3연패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상화를 비난하거나 못했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첫 올림픽을 경험했다. 1,000m에서는 19위에 그쳤지만 500m에서 5위에 오르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이상화 나이 17세였다.
'내가 바로 빙속 여제' 이상화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한국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모습. 이상화 시대가 시작한 순간이다. (사진=노컷뉴스)
그리고 4년 뒤 열린 2010 밴쿠버 대회. 이상화는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빙속 여제'의 강림을 알렸다. 그는 2014 소치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2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빙속 여제'에서 '빙속 전설'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500m 세계 최고 기록의 주인 역시 이상화다. 그는 지난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36초36를 작성하면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한 고다이라도 깨지 못한 기록이다.
이상화가 전설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이상화는 2005년 독일 인첼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 3위를 시작으로 총 10차례나 이 대회에 참가해 단 한번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세 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2위와 3위를 각각 두 번씩 기록했다. 메달을 걸지 못한 것이 단 세번에 불과했다.
고다이라나오가 네덜란드 유학 등을 거치며 30대가 넘어 기량이 만개했지만 이전까지 여자 500m는 사실상 이상화의 독무대였다.
3연속 금메달의 꿈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이상화도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3연패에 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도 경기를 잘 끝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상화의 질주도 아직은 끝이아니다. 그는 "섣불리 은퇴라 말하기는 어렵다. 기회는 있을 것 같다"며 "2022 베이징 대회까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우선 올림픽이 끝났으니 제대로 쉬고 싶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설의 반열에 오르고도 도전을 멈추지 않은 이상화. 감동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한국어로 전한 고다이라의 진심 "상화야 잘했어!"★ 이상화 안아준 고다이라…韓·日 '빙속 여제'가 보여준 감동 레이스★ 이상화 올림픽 3연패 저지한 고다이라…드디어 풀어낸 '日 주장의 저주'★ [영상] '무한댄스'로 개회식 하드캐리…자원봉사 댄스팀 집중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