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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은메달' 이상화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한 적 없다"

스포츠일반

    '아름다운 은메달' 이상화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한 적 없다"

    • 2018-02-19 15:40

    이상화 "즐기는 스케이팅 할 것…베이징 올림픽 참여는 추후 결정"

    19일 오후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가 강릉올림픽파크 안에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CBS특별취재팀)

     

    값진 은메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마무리한 이상화(29 · 스포츠토토)선수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일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이상화 선수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아직도 어제 경기 상황을 되돌려보면 울컥하고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우선은 모두 내려놓고 편히 쉬고 싶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이라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이상화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나태해질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부터는 성적에 상관 없이 즐기면서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라고 말했다.

    훈련 일정에 따라 매일 맞춰져 있던 7개의 알람을 어제부로 모두 껐다는 이상화는 "이제부터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쉬고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상화는 소치올림픽 이후 자신에게 쏟아진 부담감과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에 마음고생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부담 심했던 게 사실이고, 부상이 겹치면서 감을 잃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었지만 재활을 통해 내가 아직 건재하다는 걸 느꼈다"며 "난 아직도 100점짜리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어제 흘린 눈물도 그런 감정의 연장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 4년의 시간은 너무 힘들면서도 값진 시간이었다"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이 없어져서 펑펑 운 것 같다"고 말했다.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 · 일본) 선수에게도 덕담을 건넸다. "저보다 나이도 많은 선수인데 제가 포기한 1000m도 뛰고 500m도 우승한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고, 우승 여부를 떠나서 서로를 격려해주는 모습이 대인배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상화는 "제가 작년부터 은메달로 시작해서 결국 은메달로 마무리 지었는데, 죄인이 된 기분이라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네티즌들이 '당신은 이미 레전드'라며 응원해주는 댓글과 같은 작은 말 한마디가 큰 힘이돼 위안을 삼았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상화와의 일문 일답.

    ▶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건가
    - 아직 확답을 못 드린다. 어제 경기가 끝나서 일다 내려놓고 정말 쉬고 싶다. (올림픽 출전은) 먼 얘기 같아 다시 얘기 드리겠다.

    ▶ 어제 경기가 끝난 직후 감정과 지금의 감정이 다른지.
    - 똑같다. 아직도 어제 경기 끝나고 상황을 다시 되돌려보면 울컥한다. 똑같이 눈물을 흘릴 것 같다.

    ▶ 어제 고다이라 선수와의 상황에 대해.
    - 저도 그렇고, 나오도 그렇고 둘 다 올림픽을 향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얘기할 시간은 없었다. 그 선수도 예민했고 저 또한 올림픽을 준비하며 예민해서 얘기하기가 좀 그랬다. 각자의 시간을 갖고 연습하던 대로 했는데 이제 끝났으니 다 내려놓고 서로 축하를 주고받았던 것 같다.

    ▶ 어제 눈물의 의미는.
    - 처음엔 정말 이제 끝났구나 생각해 눈물이 났고,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4년이란 시간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더 값졌다. 평창올림픽이 이렇게 순식간에 찾아올 거라곤 생각 안 했는데 그에 대한 압박감, 부담감이 다 없어져서 펑펑 운 것 같다.

    ▶ 힘든 시간 보내고 쉬고 싶을텐데 뭘 하고 싶은지
    -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다. 다 끄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쉬고 싶다.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정말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

    ▶ 협회 임원이 경기 당일 아침 9시에 찾아와 이상화선수를 깨웠고 컨디션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건에 대해서는?
    - 이미 깨있었다. 그런 것 때문에 컨디셔닝을 망쳤다는 건 처음들어봤다. 오히려 제 긴장감을 더 없애주기 위해 방문하신 것 같다. 이른 시간도 아니었고. 이에 대해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알람 7개는 어떻게 구분되나.
    - 새벽, 오전, 오후, 야간 이렇게 돼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낮잠, 운동 나가는 시간, 또 낮잠 자고 또 운동 나가야 하는 시간. (웃음)

    ▶ 지난 4년 간 힘든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 소치 땐 정상에 위치였고, 당시 세계 신기록도 세웠고 몸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스케이트 타는 게 너무 쉬웠다. 하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감을 잃었고 다시 감을 찾기까지 어려웠다. 여기까지 끌어올렸단 자체가 너무나 큰 과정이었다.

    ▶ 대회 전 ‘당신은 이미 레전드’란 네티즌 반응에 큰 감동받았다던데.
    - 작년부터 은메달로 시작해 은메달로 마무리지었다. 은메달을 따면 죄인이 된 기분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지만, 댓글을 봣는데 그 문구로만으로도 힘이 나더라. 링크장에도 절 위한 응원 문구가 걸려있었고 참신했고 재밌었다. 그런 작은 말 한마디가 저한텐 큰 힘이 됐기 때문에 그걸로 위안을 삼았다.

    ▶ 대회 전 인스타그램에 ‘난 나야’ 란 해시태그를 많이 달았는데 어떤 의미였는지.
    - ‘난 나야’란 해시태그는, 나오 선수와 비교되는 상황에서 저를 위한 메시지로 만들었던 것이다. 주변 사람을 의식하고 싶지 않았다. 제 갈길을 가고자 주문을 외운 셈이다.

    ▶ 어제 가족들이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았다.
    - 경기 직전에 부모님이 앉아 있는 좌석을 봤는데, 부모님이 올림픽에 오신 게 첨이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 모태범, 이승훈 선수의 응원이나 격려는 어땠나.
    - 승훈인 힘내라하고, 태범인 떨지 말라고. 격려와 위로를 많이 해줬다.

    ▶ 앞서 올림픽에서 오빠에게 메달을 선물한다고 했는데
    - 이번도 그렇다. 은메달도 색깔이 예뻐서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저한텐 너무 값진 메달이라 어쩌면 금메달보다 소중히 간직할 것 같다.

    ▶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 세웠다. 본인에게 남아있는 세계신기록에 대한 생각.
    - 어차피 올림픽 신기록은 깨질 줄 알았다. 이 경기장이 소치올림픽 링크장보다 빙질이 훨씬 좋았고 저 또한 36초 후반대를 생각했기 때문에 놀랍지 않았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제가 신기록을 세웠었다, 가지고 있었다 이런 것으로도 만족이다.

    ▶ 김연아랑 친분이 두터운데 경기 후 연락을 했나.
    -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제 편히 내려놓고 푹 쉬고 곧 만나자고.

    ▶ 선수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대한 배경.
    - 일단 능력이 있으면 올림픽까진 아니더라도 1~2년 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경기는 다시 봤는지.
    - 경기 영상은 보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기에, 보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먼 훗날 진정된다면 다시 볼 것 같다.

    ▶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우승했는데 전하고 싶은 말.
    - 저보다 나이도 많은데 전 1000m를 포기하고 500m를 했는데 그 선수 1500m, 1000m, 500m에 출전했다.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고, 등수에 상관없이 격려해주는 마인드가 대인배라고 느꼈다.

    ▶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 케빈 코치님과 옆에 계신 이석규 코치. 물심양면으로 옆에서 잘 챙겨주셨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로도 칭찬해주셨으면 좋겠다.

    ▶ 지난 올림픽은 쇼트트랙 경기장에도 찾아와 즐겼는데, 남은 올림픽은 어떻게 하나.
    - 쇼트트랙 계주와 아이스하키 경기에 갈 예정이다.

    ▶ 8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힘든 순간을 어떻게 견뎌왔는지
    - 저에 대한 자부심을 생각하면서 지냈다. 두 번의 금메달과 세계신기록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왔고, 그래서 4번째 올림픽도 노련하게 이겨냈다.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때는 마지막 조였는데, 올림픽 경기는 15조로 배정됐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마지막조에서 타기 싫었고, 15조에 걸려서 좋았다. 단지 앞 조에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있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폐막식 날이 생일인데 받고 싶은 선물은?
    -너무 많아서 콕 찝어서 말은 못하겠다.

    ▶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 생각했나
    -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나태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 안 했고 여느 때와 같이 올림픽 끝나고도 시합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나태해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

    ▶ 올림픽 전에 스스로에게 100점이라 말했는데, 자신을 스케이터로서 몇점이라 생각하는지
    - 100점이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재활하고 좋아지는 면 보면서 아직 건재하다고 느꼈고 올림픽이라는 목적 토대로 올라가는 것보고 내게 100점을 주고 싶다..

    ▶ 앞으로는 즐겁게 스케이트 탈 수 있을까?
    - 그럴 것 같다. 소치 올림픽 이후 4년 뒤에 우리나라에서 평창올림픽이 열려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다. 부담이 심했는데, 만약 1~2년 더 한다면 순위에 상관 없이 재밌는 스케이팅할 것 같다.

    ▶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셨는데?
    - 더 울컥했죠. 경기 전에 저희부모님이 앉아 계신 좌석을 봤다. 계신 것 알고 찾아가서 손 인사했다.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은가
    - 성적에 상관 없이 제가 즐길 수 있는 스케이팅을 하고 싶고 올림픽전에도 말씀드렸듯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기억되고 싶다.

    ▶ 마지막 구간 실수에 대해
    -너무 빨라서 코너 들어가는 순간부터 실수가 있었고 결국 코너를 매끄럽게 돌질 못했다. 너무 빠르단 걸 저도 느껴서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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