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와 알렉산더 겜린의 연기 모습.(강릉=노컷뉴스)
한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프리 댄스 연기를 펼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마침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아리랑 선율이 울려퍼졌다.
민유라-겜린은 20일 강원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 댄스에서 86.52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 댄스 61.22점으로 16위에 오른 민유라-겜린은 합계 147.74점을 얻어 최종 1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전까지 이 종목 한국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양태화-이천군의 24위를 넘어섰다.
민유라는 경기 후 "끝나서 아쉽다"면서 "나가서 또 하고 싶다"며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지도 않고 팬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서 쉽게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겜린도 "기술적인 부분, 스토리까지 거의 완벽했다"면서 "행복하고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이 우여곡절에도 아리랑을 고수한 이유는 있었다. 바로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대한민국과 한국의 아이스댄스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유라는 "처음 곡을 골랐을 때 한국 사람은 알지만 다른 심판은 모른다"면서 "위험한 선택이라며 곡을 바꿀 것을 권유했다"고 들려줬다. 그러나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고, 올림픽에서 이 곡으로 연기를 해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효과도 확실했다. 민유라는 "한국에도 아이스댄스가 있다는 걸 확실하게 알린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전에는 우리를 보고 '피겨? 피겨?' 하다가 이제는 '아이스댄스 선수 맞으세요?' 묻는데 너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겜린도 한복 의상에 대해 "한국인의 자부심과 역사, 문화가 함께 해 큰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재미교포로 한국 국적을 택한 민유라와 푸른 눈의 한국인 겜린의 매우 특별했던 올림픽이었다. 둘은 오는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 음악을 택할 뜻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