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일 오후 강릉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계주 여자 3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팀 워크'의 수준이 달랐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역시 세계 최강다웠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역대 8번째 치러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종목에서 6번째 금메달을 쓸어담아 세계 최강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1992년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 여자 계주 30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이다.
심석희와 김아랑은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계주 3000m 금메달을 획득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선수들이다. 이들은 두 대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획득했다.
두 선수는 최은경, 전이경, 김윤미, 원혜경에 이어 2개의 올림픽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건 역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선수가 됐다.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을 비롯해 심석희, 김아랑, 김예진 그리고 막내 이유빈까지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수준이 다른 '팀 워크'를 자랑했다.
지난 10일 계주 예선에서 경기 초반 이유빈이 넘어지는 악재가 생겼지만 선수들은 누구도 남 탓을 하지 않았다. 거의 한바퀴 가까이 벌어진 차이를 메우기 위해 모두가 애썼고 결국 올림픽 신기록으로 1위를 탈환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평창에서 남다른 '팀 워크'를 자랑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사진=노컷뉴스)
선수들의 단합력은 이날 결승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국은 15바퀴를 남기고 심석희의 분전으로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13바퀴 전 최민정이 김아랑을 밀어주는 과정이 조금은 매끄럽지 않아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대표팀은 침착했다. 김아랑은 6바퀴를 남기고 터치 없이 질주를 계속해 스스로 2위를 탈환했다. 아웃코스로 가속력을 유지하며 질주한 판단이 주효했다. 김아랑이 터치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캐나다 선수가 넘어지는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한국의 경기 결과에는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최민정이 대미를 장식했다. 심석희의 도움이 컸다. 심석희는 완벽한 위치를 선점하고 최민정을 밀어줬다. 이때 한국은 자연스럽게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환상적인 호흡이었다.
최민정은 에이스답게 마지막 2바퀴를 책임졌다. 중국이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최민정의 스피드에 역부족이었다. 중국과 캐나다는 실격을 당했다. 이탈리아가 은메달을, 결승 B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땄다. 이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가장 빛나는 '팀'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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